사업 다각화·조직문화 혁신·디지털 전환…계묘년 식품업계 3대 키워드

송경은 기자(kyungeun@mk.co.kr),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1. 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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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2023년 경영전략
글로벌 위기 속 새로운 도약 다짐
CJ그룹 ‘중기전략 실행 원년’ 선포
하이트진로, 맥주시장 경쟁력 강화
농심 “美·中 등 해외사업 확장 가속”
풀무원, 지속가능식품 수익성 제고
대상 “데이터 경영·조직문화 혁신”
손경식 CJ그룹 회장. <사진 제공=CJ그룹>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대응을 잘한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통의 기업보다 엄청난 격차를 벌렸습니다. 우리도 퀀텀 점프해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 가느냐 아니면 단순히 국내시장에 안주해 존재감 없이 쇠퇴해 가느냐는 올해 얼마만큼 초격차 역량과 최고 인재를 확보해 담대한 미래 전략을 구상하고 철저히 실행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멈추지 않는 태풍은 없습니다. 우리는 태풍이 몰아칠 때, 다시 멎을 때를 생각하며 슬기롭게 기다리는 인고의 시간을 거쳤습니다. ‘응변창신(應變創新·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한다)’이란 말이 있듯이 변화에 도태되면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한 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시장을 이끌어 간다면 미래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인구 구조, 소비 패러다임 등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모든 사업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들이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방법으로는 변화되는 환경에서 생존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변화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리드하기 위해 우리가 하던 방식을 스스로 변화시켜야 할 때입니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식품업계가 최근 원재료비·물류비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2일 신년사를 통해 이 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요 식품회사들은 공통적으로 인수합병(M&A)·연구개발(R&D) 등 신사업 투자 확대와 해외사업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 인재 확보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조직문화 혁신, 경영 효율성 제고와 발빠른 변화 대응을 위한 디지털 전환을 올해의 핵심 경영전략 꼽았다.

CJ그룹은 2일 오전 시무식에서 올해를 ‘2025 중기 전략’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이날신년사를 통해 “2년째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음에도 그룹 시가총액이 정체돼 있는 것은 우리 CJ그룹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새롭게 정립할 2025 중기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 CJ 대변혁을 위한 중기 전략에서는 최고 수준의 눈높이로 달성 가능한 최대 목표를 수립하고 최고 인재 주도의 과감한 도전과 압도적 실행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올해 CJ그룹의 3대 경영 전략으로 △4대 미래 성장엔진(컬처·플랫폼·웰니스·서스테이너빌리티)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기술(BT)·정보기술(IT) 등 신사업 발굴과 신속한 투자·M&A로 미래혁신성장 달성 △최고 인재의 선제적 확보·육성을 위한 근본적인 조직문화 혁신과 임직원 보상체계 강화 △핵심 사업의 초격차 역량과 고객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 가속과 과감한 R&D 투자·첨단기술 확보를 제시했다.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진 제공=각 사>
올해 창립 99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의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은 신년사에서 “2023년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 100년간의 하이트진로 발자취를 정리하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큰 투자들과 동시에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 경영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경영 내실화와 맥주시장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지금의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의 노력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제반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극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고한 소주 점유율과 함께 맥주 ‘테라’의 리붐업을 통해 맥주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2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전한 신동원 농심 회장은 “농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우선 건전한 구조를 다져야 한다. 경영 전반의 구조를 점검하고, 개선·정비해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자”며 “글로벌 사업 확장은 시대적인 과제다. 글로벌 기업의 수준에 맞는 인프라스트럭처와 프로세스, 핵심 역량을 재정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최근 준공한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청도 신공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넘버 원’을 향해 달려나가자”고 독려했다.

신 회장은 또 경영 효율성 제고와 사업영역 다각화를 위해 더욱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최근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해 육성하며 동시에 농심의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창문 밖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보며 두려움에 떨지 말고, 창문에 비친 우리를 보고 내실을 다지며 더욱 건강하고 단단한 농심을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최근 ‘바른먹거리로 사람과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만드는 기업’을 회사의 새 미션으로 정립한 풀무원은 수익성 중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 대표이사는 새 미션 추진을 위한 4대 핵심전략으로 △식물성 지향(Plant Forward) △동물복지(Animal Welfare) △건강한 경험(Healthy Experience), 친환경 케어(Eco-Caring)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핵심전략을 토대로 한 구체적인 사업 목표로 “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지속가능식품의 매출 1조7000억원을 달성하는 한편, MZ세대를 겨냥한 미래 주력 제품인 디자인 푸드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 이를 위해 고객정보기반의 서비스 플랫폼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지구의 건강한 내일을 위해 전사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4%씩 12% 이상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이날 신년사에서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3대 대응 전략으로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 경영 확대 △대상의 핵심가치인 ‘존중’을 실천하기 위한 조직 문화 구축 △다가올 경기침체가 각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이를 최소화해 신속히 회복,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위기 대응 역량 강화를 꼽았다.

임 대표는 “‘수주대토(守株待兎·나무 그루터기에 앉아서 토끼를 기다린다)’라고 노력하지 않고 요행을 바란다는 의미의 사자성어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위기 속에서도 경험만을 믿고 변화를 주저하는 태도를 꼬집는데 많이 쓰인다고 한다”며 “우리 또한 과거의 성과에 취해 수주대토의 사례가 되고 있지는 않은지 곱씹어 보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023년을 새로운 도약을 위한 변화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자”고 덧붙였다.

그 밖에 SPC, 오리온, 동서식품 등은 2일 경영진이 임직원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전하긴 했지만 신년사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사내 신년사에서 제품 핵심 경쟁력 강화, 윤리적 기업문화 발전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해 10월 계열사 사업장에서 벌어진 사망사고를 계기로 국제적 기준에 맞춘 안전 경영 강화에 나선 SPC는 새해 첫 주 ESG(환경·책임·투명 경영) 전반에 안전의 가치를 내재화하는 ‘ESG+Safety(안전)’ 비전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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