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안듣는 췌장암 치료 실마리...세계 최초로 6개 종류로 분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췌장암의 여러 발병 원인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췌장암 치료를 위해 구체적인 발병 원인을 찾아 나섰다.
연구팀은 "여섯 종류의 췌장암 유형은 각각 다른 세포 신호전달경로를 가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췌장암의 원인을 이용하면 기존 치료법이 듣지 않는 췌장암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췌장암의 여러 발병 원인을 정밀하게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발병 원인의 차이를 고려한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는 이상원 유전단백체연구센터 센터장 연구팀이 췌장암을 발병 원인에 따라 6가지 종류로 분류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에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췌장암은 완치율이 10%에 불과한 난치암이다. 90% 이상의 환자는 현재 치료방법인 수술 및 항암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 췌장암에 대한 항암제 치료는 환자의 종양학적 특성 및 반응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이뤄진다. 80% 이상의 환자들이 치료반응성이 없는 항암제를 투여받는다. 췌장암 치료를 위한 기초 실험도 활발히 이뤄지지 않았다. 소수의 암세포주를 통해 유전체 변이와 기능을 탐색하는 실험이 대부분이었다.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연구팀은 췌장암 치료를 위해 구체적인 발병 원인을 찾아 나섰다. 200명 이상의 환자에서 추려진 150명의 췌장암 환자로부터 암조직과 혈액 시료를 얻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기반 유전체 분석과 질량분석기반 단백체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약 1만2000여개의 체세포 변이들 중에서 췌장암 발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변이 유전자 7개 KRAS, TP53, CDKN2A, SMAD4, ARID1A, TGFBR2, RB1를 찾았다. 연구팀은 이들 변이 유전자가 췌장암 발병과 관련된 중요한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췌장암의 발병 원인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쥐 실험을 통한 추가 연구에서 각 유형별 특징을 검증했다. 각 유형은 조직학적으로 동일한 췌관선암에서도 임상치료 결과에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섯 종류의 췌장암 유형은 각각 다른 세포 신호전달경로를 가지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다양한 췌장암의 원인을 이용하면 기존 치료법이 듣지 않는 췌장암을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상원 센터장과 장진영 서울대병원 교수는 “세계적으로 가장 치사율이 높은 췌장암에서 기존 치료가 듣지 않은 여러 가지 이유를 광범위한 유전단백체 분석을 통해 밝혔다”며 “향후 췌장암 환자에 효과도 없는 무의미한 치료를 하지 않고 정밀한 진단 및 맞춤형 치료방법 개발 및 적용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이번 연구에서 취합한 유전체와 췌장암 단백체 데이터를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에 등록하고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