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세상을 재해석하는 스타트업에 기회 온다"

정호준(jeong.hojun@mk.co.kr) 2023. 1. 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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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빈 수퍼빈 대표 한양대서
불확실성의 영역 점점 넓어져
기존에 없던 가치를 발굴해야
쓰레기서 새로운 가능성 찾아
재활용 스타트업 수퍼빈 설립
기업성장·친환경 두 토끼 잡아

"다양하고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경쟁을 심화시키고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기회를 주는 변수가 됩니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최근 한양대학교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매경 CEO 특강에서 스타트업의 힘은 세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한 중견기업 대표를 지낸 뒤 2015년 수퍼빈을 창업했다. 수퍼빈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회수하고 재가공해 소재로 다시 활용하는 환경 스타트업이다. 수집된 폐기물을 인공지능(AI)을 탑재한 폐기물 회수로봇이 분류한다. 이를 폐기물 공장으로 이동시켜 소재로 재가공해 생산자와 거래하는 방식이다. 수퍼빈은 지난해 10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김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수경 재배를 통해 농업의 가치를 재편하고 있는 '엔씽'과 버섯으로 가죽을 만드는 '마이셀'과 같은 국내 스타트업을 세상에 없던 가치를 설계하는 스타트업 사례로 들었다.

김 대표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운영체계부터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로 '경쟁의 심화' '불확실성의 상존' '급격한 변화'를 제시했다. 그는 "세상에 대한 과거 데이터나 경험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불확실성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그 영역에 자리를 잡고 오히려 사회적 가치를 설계해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은 기존 사회가 통제하지 못하는 영역이기에 새로운 기회가 생기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의 강점 역시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 가치를 재정의하고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데서 온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의 사업 구상도 이러한 가치 찾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기존의 방식은 핵심 역량을 가지고 성장하는 '인사이드아웃' 접근법인데 지금은 세상이 필요로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아 그 가치를 설계하고 사업화하는 '아웃사이드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가치에서 시작해 사업을 설계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제는 제품 경쟁이 아니라 가치 제안의 경쟁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지,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떻게 차별화할 것인지가 기업의 성장과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수퍼빈은 '쓰레기도 돈, 재활용도 돈'이라는 가치를 제시한다. 이미 폐기된 플라스틱은 오염과 혼입으로 인해 재활용을 통해 소재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수퍼빈은 소비자가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기 전에 개입한다.

김 대표는 "재활용이 잘 되려면 소비자가 쓰레기통에 넣기 전에 빼내야 한다"며 "쓰레기통에 넣지 말고 수퍼빈에 돈을 받고 판매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수퍼빈은 재활용되는 가치 체계를 설계해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고 생산자에게 판매한다.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이를 재활용해 다시 생산자로 연결하는 순환경제 체제다. 생산자 위치에 있는 국내 대표 석유화학 기업 GS칼텍스,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이 수퍼빈에 투자한 기업들이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자기다움'을 갖출 것을 제언했다. 그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지는 세상에서 혼자 견디려면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길을 찾아야 한다"며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가의 특징이 고독함을 잘 버틴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대표는 스스로 불리한 것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리더십의 핵심 중 하나가 내가 가진 약점이 뭔지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안을 때만이 누군가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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