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요금제 더 내놔”…이동통신사 새해 매출, 정부가 악재?
기존 중간요금제는 부정적 영향 없어
40~100GB 신설, 관건은 ‘정부 의지’
정부 계획대로면 통신사 매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100GB 이상의 비싼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어서다.
관건은 정부의 의지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수준의 요금제를 어떤 방식으로 끌어내느냐에 따라 영향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월 40~100GB짜리 요금제는 수익성 악화 우려가 크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 받기 어려운 요구”라며 “40~100GB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100GB 이상 요금제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통신3사 5G 요금제는 30GB 이하와 100GB 이상으로 양분돼 있다. 데이터 사용량이 월 30GB를 넘는 이용자들은 주로 100GB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구상대로 40~100GB 사이 요금제가 출시되면 이들은 더 이상 비싼 100GB 요금제를 쓸 필요가 없게 된다.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 하락이 불가피한 이유다. ARPU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많으면 증가한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기존 5G 중간요금제(24~31GB) 이상 구간에도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당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2023 경제정책방향’에 담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곧바로 이어받았다. 과기부는 같은 달 28일 ‘2023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40~100GB 구간의 5G 요금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려하는 분위기가 약간은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기존 중간요금제를 내놨을 때 수익이 큰 영향을 받지 않았고 ARPU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기존 중간요금제 출시 이후에도 ARPU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SKT와 KT는 5G 가입자 증가로 오히려 수익이 늘고 ARPU도 개선됐다.
통신사들이 기존 중간요금제 도입 당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배경 중 하나로 중간요금제 가입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통신3사 중간요금제 가입자는 전체 5G 가입자 중 1% 중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3사가 출시한 중간요금제는 월 24~31GB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요금은 4만4000~6만1000원 수준이다.
SKT는 지난 8월 베이직 플러스(5만9000원)·5G 언택트 42(4만2000원)를, KT는 5G 슬림플러스(6만1000원)·5G 다이렉트 44(4만4000원)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5G 슬림+(6만1000원)와 5G 다이렉트 44(4만4000원)를 내놨다.
다만, LG유플러스는 중간요금제 도입 이전부터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ARPU는 2만9165원으로 2021년 3분기(3만912원) 이후 꾸준히 줄었다. 중간요금제 도입에 따른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소비자 혜택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요금 인하고 정부의 의도는 굉장히 뚜렷하다”며 “정부 의도가 관철되면 ARPU는 조금이라도 빠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정부의 의지가 어디까지 향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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