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TSMC, 3나노 경쟁 다시 안갯속… 승부처는 ‘골든수율’ 달성

황민규 기자 2023. 1. 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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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 안착시키며 수율 80% 돌파”
먼저 3㎚ 선점한 삼성전자 입지 흔들릴까
“90% 넘기는 골든수율 달성이 승부처될것”
세계 파운드리 시장 1·2위를 달리고 있는 TSMC 로고(왼쪽)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오른쪽).

삼성전자와 TSMC의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선점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TSMC보다 앞서 3㎚ 공정 도입을 선언했지만 최근 TSMC가 3㎚ 양산을 발표한데 이어 기대 이상의 수율(생산품 대비 양품비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에서는 90%를 넘는 ‘골든수율’ 도달이 3㎚ 승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 공정은 현재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고도화된 최첨단 기술이다.

3일 반도체 업계와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TSMC의 3㎚ 공정 수율이 최고 75~8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지난해 말 대만 남부 타이난시 공장에서 3㎚ 공정 양산에 돌입한 바 있다. 삼성전자보다 약 6개월 늦은 시점에 양산을 발표했지만 빠르게 수율을 안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수율 전망치가 대만 TSMC와 현지 언론사의 일방적인 주장인 만큼 실제 수율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반응한다. 실제 제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얘기다. 하지만 지난해 5㎚, 4㎚ 공정을 도입할 때도 TSMC가 삼성에 비해 빠르게 수율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심하긴 어렵다는 전언이다.

파운드리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의 수율을 하나의 지표로만 판단하긴 어렵다. 업체가 말하는 수율이 초기 수율, 피크 수율, 최종 수율 등 부르기에 따라 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다만 오랜 업력의 TSMC가 최근 수년간 업계 최선단 공정에서도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제공

앞서 3㎚ 공정에 ‘GAA(Gate-All-Around)’ 신기술을 도입해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Gen3) 물량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GAA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4면으로 둘러싸 전류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기술로, 삼성전자가 퀄컴의 차세대 칩을 수주하게 된 공신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역시 자사의 로드맵에 맞춰 안정적으로 3㎚ 수율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문제는 수율을 끌어올리는 속도다.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의 3㎚ 수율이 아직 20% 수준에서 교착상태에 이르렀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지만, 삼성 측에서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구체적인 수율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지난해 60%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회사들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퀄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칩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통상 한 개의 파운드리 회사에 물량을 의뢰하는 것을 꺼리는 퀄컴 입장에서는 두 회사 모두에 3㎚ 칩 주문을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TSMC가 높은 수율을 바탕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보여줄 경우 물량의 상당 부분을 TSMC 측에 몰아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TSMC 역시 마냥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퀄컴을 비롯한 AMD, 엔비디아 등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가 TSMC의 잇단 생산단가 인상에 부담을 갖기 시작했으며 공정전환에 따른 칩 성능 개선도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TSMC는 올해부터 3㎚ 공정 12인치 웨이퍼의 단가로 2만달러(약 2700만원)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5㎚ 공정 웨이퍼 단가 1만6000달러(한화 약 2150만원)보다 25% 인상된 가격이다.

실제 지난해 AMD가 TSMC의 5㎚ 공정을 통해 내놓은 라이젠7000 시리즈는 두 세대나 뒤처진 인텔의 10㎚ 공정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에 비해 이렇다 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TSMC의 생산단가 인상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잃어버리며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AMD가 하반기 들어 CPU 시장에서 점유율을 일부 잃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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