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보증 선 유흥주점 여성 붙잡아 감금한 남성들 항소심서 감형

유흥주점으로부터 빌린 수 천만원 상당의 채무 보증을 섰다 채무자인 여성이 잠적하자 이를 붙잡아 감금한 남성들이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김청미 부장판사)는 공동감금과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61)씨와 B(58)씨가 낸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8개월의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3월 26일 오후 6시쯤 원주에서 차를 몰고 경남 진주에 거주 중인 C(39)씨의 집에 찾아간 뒤 초인종을 누르고 “아래층 사람인데 물이 새서 그런다”라며 집에 침입한 뒤 거부하는 C씨를 차에 태워 원주의 한 모텔에 감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C씨에게 “한 번만 더 도망가면 시골집을 찾아가 부모님을 해하겠다”라고 하는 등 위협하기도 했다.

조사결과 유흥주점을 운영중이던 A씨는 C씨가 원주의 한 유흥주점에서 4500만원을 빌리는 과정에서 채무 보증을 섰으나 C씨가 이를 갚지 않고 잠적하자 지인인 B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재판부는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것과 피해자를 위협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 다음 차량과 모텔에 감금한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라며 “다만 피해자의 채무를 피고인이 보증했음에도 이를 변제하지 않은 채 잠적한 피해자와 채무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