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습도’가 건강 좌우해…올바른 가습기 사용법은?
습도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유지하고 건강한 신체 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체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적정 습도는 40~60%. 하지만 겨울철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 난방 시스템까지 더해져 습도가 낮아지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실내 습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가습기를 사용한다. 가습기는 실내 습도를 높여주는 데 도움을 주지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습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가습기의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소개한다.
습도가 낮아지면 우리 몸에 생기는 일
우리 몸의 70%는 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체내 수분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시로 체내에 물을 공급해야 하며, 주변 환경의 습도 또한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습도는 너무 높아도, 낮아도 문제지만 특히 습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인체 기능이 약해지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저하된다. 실내가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철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서 생기는 호흡기 감염 질환이 잘 생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습도가 낮아 호흡기의 1차 방어막인 코와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가래를 배출시켜주는 기관지 섬모도 함께 건조해지고, 기관지 점막이 갈라져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호흡기 감염 질환으로는 감기나 독감 등이 있다.
2019년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는 습도가 낮으면 겨울철 독감이 유행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사람처럼 바이러스 감염에 저항하도록 유전자를 변형시킨 뒤,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하되 습도는 다른 방에 A형 독감 바이러스를 노출했다. 그 결과, 습도가 낮은 방에 있는 쥐들의 면역 반응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습도가 낮은 환경에서 기도의 섬모 기능이 떨어지고, 기도의 상피세포도 영향을 받아 바이러스 침투로 생긴 폐의 손상 부위를 수리하는 능력이 낮아졌다”라고 설명하며, “낮은 습도 환경이 겨울철에 독감이 유행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겨울철 필수품 가습기, 잘 사용하는 법
한겨울 부쩍 건조해진 실내를 촉촉하게 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가습기 내부는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기 쉬워 잘 관리하지 않고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가습기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관리 및 사용법에 대해 소개한다.
매일 깨끗한 물로 교체, 이틀에 한 번은 청소해야
가습기를 깨끗하게 청소하지 않고 사용하면 가습기 내부에 번식한 곰팡이와 세균을 그대로 흡입하게 되므로 주기적으로 세척 및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5년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세척에 따른 가습기 내 미생물 수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모의실험을 한 결과, 물 교환과 세척만으로도 미생물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가습기 물통과 진동자 부분의 물을 교환했을 때와 세척하지 않았을 때를 비교하면 87.3%의 미생물이 감소했으며, 이틀에 한 번 물 교환과 세척을 동시에 실시했을 때는 미생물이 98.8%까지 감소했다. 따라서 하루에 한 번은 가습기 물통에 깨끗한 물을 5분의 1 정도 넣고 흔들어 2회 이상 헹궈주는 것이 좋다. 또 물통 안과 진동자 부분은 이틀에 한 번씩 부드러운 스펀지나 천으로 닦아주고, 일주일에 한 번은 베이킹소다나 식초를 뿌려 닦는 것을 추천한다. 세척한 가습기는 햇볕이나 바람에 자연 건조한 뒤 사용해야 한다.
사람과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용, 환기 자주 해야
가습기는 차 안이나 좁은 방 등 밀폐된 공간에서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넓은 공간에 두고 사용할 경우에도 피부와 호흡기에 자극이 되지 않도록 사람으로부터 약 2m 떨어진 곳, 높이는 0.5~1m 이상인 곳에 두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대용량 가습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너무 오랜 시간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2012년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와 부산가톨릭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습기 수조의 방치 시간에 따라 부유미생물의 발생량이 증가했으며, 부유세균의 농도는 120시간 경과 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습기는 종일 켜두는 것보다 2~3시간 정도 켠 뒤 세척하거나 건조하는 것이 좋고, 가습기 사용 후에는 창문을 열어 실내를 반드시 환기하도록 한다.
가습기 관리 자신 없다면 자연 가습기 사용 추천
가습기를 사용하자니 관리가 어렵고 불안하다면 천연 가습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깨끗하게 씻은 숯을 물을 담은 그릇에 담가 두면 숯 가습기가 완성된다. 이 밖에도 젖은 빨래를 실내에 널어 놓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 후 문 열어두기, 수경 식물을 키우는 것도 습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건강을 위한 첫걸음 - 하이닥 ⓒ ㈜엠서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눈 주변 아토피피부염...방치, 스테로이드 오·남용 시 발생하는 문제는?
- 간편식 ‘밀키트’의 배신, 알고 보니 나트륨 덩어리
- “아이가 운다고 바로 핸드폰 건네주면?”…'이것' 조심해야 [우리아이 언어발달③]
- 코로나 이후...우울감 느끼고, 극단적 선택 계획하는 '30대 男' 늘어
- 더 치명적이라는 중국 유행 변이 바이러스 'BA.5'...중국은 국경 빗장 풀어
- 영양제와 독은 한 끗 차이…영양제 많이 먹고 있다는 신호는?
- 증가하는 유산율… 자연 유산은 왜 일어날까?
- 탈모방지 샴푸, 정말 효과 있나요?
- 디퓨저, 알레르기 물질·필수 표시 미흡…건강에는 괜찮을까?
- 바둑판, 타일이 물결치듯 굽어보인다?...눈 속 '이곳'에 문제생겼단 신호 [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