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첫날, 현대차·기아 나란히 '부르릉'..."4분기도 호실적"

오정은 기자 2023. 1. 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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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은 2023년 계묘년 첫 거래일, 현대차·기아 주가는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변하는 과도기에 진입하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반영하듯 주가가 바닥을 치고 솟아올랐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대비 6000원(3.97%) 오른 1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3.71% 강세를 보이며 6만15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2월29일 각각 15만500원, 5만9300원의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새해 들어 급반등했다.

새해를 앞두고 미국에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현대차·기아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가운데, 상업용 전기차는 미국 정부가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지난달 30일 새벽 미국 재무부는 상업용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관련 가이던스를 발표했는데 국내 자동차업계도 상업용차 판매시 미국에서 7500달러(약 945만원)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미국발 희소식에 2022년 연중 내내 이어진 호실적 행진이 4분기까지 계속된다는 전망이 나오며 신년 주가에 탄력을 더했다.

자동차 판매량이 순조롭게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3분기 급등했던 원재료 비용이 진정된 영향이다. 자동차 판매 인센티브가 증가하고 있지만 2021년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4분기 이후 하락했으나 4분기 평균 환율(1358원)은 3분기보다 높아 환율 효과도 이어질 전망이다. 또 기말 환율 하락으로 판매보증충당금 효과가 약 6280억원 발생할 예정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호실적 행진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3.2조원으로 전년비 110% 늘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를 11.1% 웃돌겠다"고 분석했다.

세계 자동차 산업에 있어 2022년은 역사상 최대 호황기였다. 4분기까지 역대급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현대차의 2022년은 '사상 최대실적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0년 코로나19 창궐 이후 공급망 차질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수요가 폭등한 탓이다.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현대차그룹도 대리점에 지급하는 인센티브 축소에 환율 효과까지 누리며 지난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차의 2022년 연간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비 20.87% 증가한 142조1591억원,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비 39.45% 늘어난 9조3451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2023년 경기침체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이미 2023년으로이동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경쟁력이 이제 시험대에 오른다. 전 세계적인 금리 상승, 경기침체로 자동차구매가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현대차그룹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자동차

남주신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2023년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 코너링 구간에 진입한다"며 이 구간에서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판매량을 토대로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분석했다.

그는 "2023년~2024년은 미국 시장을 모멘텀 삼아 2025년 자동차 시장 점유율 순위를 뒤바꿀 절호의 기회"라며 "'위기가 기회'가 아니라 '위기만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으로 전기차에 보조금이 지급되며 올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년비 +38% 성장 예상된다. 보조금은 2032년까지 지급되고 2025년까지 신규 전기차 모델이 대폭 증가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한다. 유럽도 올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비 +18%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은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2022년(+16%)부터 둔화됐지만 전년도 수준은 유지할거란 관측이 나온다.

남 연구원은 "자동차 주가의 핵심 지표는 시장점유율"이라며 "2023년~2024년 과도기 구간을 지나면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BYD 다음으로 글로벌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2022년 사상 최대 실적을 고점으로 2023년 실적은 기대 이하일 거란 주장도 나온다. 생산 차질과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김진우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2022년 이익창출능력을 과시했다면 2023년은 이익방어능력을 증명할 시기"라며 "경기 둔화, 금리 상승을 감안해 목표가를 11.5% 하향한 23만원으로 낮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도 "글로벌 자동차 수요 부진으로 자동차 업종의 2023년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주가 회복은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달려있는데, 안타깝게도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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