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음터널 화재 참사로 희생 모녀 발인식…경찰, 차량 진입 차단 장치 조사
경기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로 숨진 모녀의 발인식이 2일 엄수됐다.
이날 오후 3시쯤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이번 사고로 숨진 김식자씨(62)와 김연주씨(29)의 영정사진이 나란히 들려 나왔다.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은 김석종씨(65)가 침통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발인식에는 유가족과 지인 등 10여명이 자리했다.
김연주씨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 요양차 찜질방에 가던 길에 변을 당했다. 2년 전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회사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6개월 전 정규직으로 입사한 김연주씨는 평소 주변에도 효심이 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오후 3시10분쯤 모녀의 관이 같은 운구차에 실리자 가족과 친구들은 눈물을 훔쳤다. 김석종씨는 운구차 옆에 서서 황망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49분쯤에는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터널로 옮겨붙은 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12분 완전히 진압될 때까지 총 길이 830m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을 태웠다. 이 사고로 모두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를 키우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이날 사고가 난 터널에 설치된 차량 진입 차단 장치를 현장 조사했다. 사고 당시 사망자 5명은 모두 화재가 난 트럭 반대편 차선에서 발생했는데 해당 차선의 진입 차단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를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한 트럭 운전자 A씨로부터 ‘트럭에서 2020년에도 고속도로 주행 중 불이 났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 중이다. 당시 A씨는 차를 멈춰 세웠고, 인근에 있던 톨게이트 직원 등이 나와 불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트럭은 2009년식으로, 정확한 주행 거리는 파악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31일 집게 트럭 소유 업체와 운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업체 안전보건일지와 차량과 관련된 전자정보 등을 확보한 경찰은 차량 노후화로 인한 화재와 정비 미비로 인한 착화 가능성 등을 염두하고 수사 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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