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가 계약 기간을 다 채우겠어?” 호날두의 알나스르행 이후 뒷말 무성
“최상위 레벨에서 커리어를 끝내고 싶다”고 말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포르투갈)의 최종 행선지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알나스르로 확정됐다. 하지만 그가 존재감이 큰 세계적인 축구 스타였던 만큼, 그 선택을 두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하다. 게리 네빌, 제이미 캐러거 등 해설가로 활약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레전드들은 “슬프다”는 표현과 함께 돈을 따른 호날두의 알나스르행을 비판했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도 “호날두의 이 선택이 호날두가 최고 수준에서 뛰는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호날두의 커리어가 끝났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다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인 리오 퍼디난드는 “웨인 루니가 미국 프로축구(MLS)에서 2년을 뛰면서 커리어를 마감한 것과 다르지 않다”며 호날두의 결정을 감쌌다. 퍼디난드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루니, 데이비드 베컴,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등을 거론하며 “커리어의 마지막에 큰 돈을 벌면서 경쟁적이지 않은 리그에서 뛰는 방법은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며 “그들은 그런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호날두의 알나스르행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식화됐다. 맨유에서 뛰던 호날두는 2022~2023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싶다며 이적 의사를 밝혔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첼시(잉글랜드), 나폴리(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 애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유럽 명문 구단과 이적설이 돌기도 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벤치로 밀린 팀 내 경쟁 상황에 불성실한 태도로 팀과 갈등이 불거진 호날두는 월드컵을 앞두고 맨유 구단 수뇌부와 에릭 텐하흐 감독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한 뒤 사실상 방출됐다. 맨유와 결별한 뒤에 유럽에서 뛸 팀을 찾지 못한 호날두는 알나스르의 손을 잡았다.
호날두를 사로 잡은 것은 결국 돈이다. 호날두는 알나스르로 이적하며 30대 후반의 나이에 세계 최고 연봉인 매년 2억유로(약 2683억원)를 받게 됐다. 여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과 성소수자 등의 인권 문제가 끊이지 않는 ‘인권 후진국’이란 점에서도 논란이 이어진다. 그러나 퍼디난드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한 것은 아쉽지만, 세계의 모든 국가에는 문제가 있다. 미국도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포트라이트에서 멀어지는 호날두를 변심을 예고하는 전망도 벌써부터 나온다. ‘데일리메일’의 에디터 이언 레이디먼은 호날두가 돈 보다 자존심이 강한 선수임을 주목하며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날두를 위한 환경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아마도 호날두는 자신이 블랙홀에 착지했다는 사실을 곧 깨달을 것이다. 곧 다시 탈출구를 찾을 것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가 2년6개월의 계약을 채운다면 나는 놀랄 것”이라고 했다.
ESPN도 ‘호날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급 쇼핑몰, 높은 연봉, 반쯤 비어 있는 경기장이 호날두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날두의 명성이 경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지만 그가 가는 곳마다 만원 관중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자신이 성취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갈망했던 선수에겐 슬픈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알나스르는 축제 분위기다. 알나스르 팬들은 지난 1일 알칼리즈와의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7분 “호날두”를 연호했다. 호날두의 이름과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은 벌써부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리고 오는 6일 홈 경기 12라운드 알타이전에서 호날두가 첫 선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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