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감염자 폭증하는데 빗장 푼 중국…코로나19에 항복?
중국이 불과 한 달여 만에 딴 세상이 됐습니다. 3년 가까이 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오다, 최근엔 여느 나라보다 더 느슨한 방역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확진돼도 격리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정도로 사실상 방역에 손을 놓은 상황입니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중국인들은 코로나19에 걸리면 강제 격리 시설로 끌려가지 않을까 두려워했는데, 이제는 코로나19에 걸릴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왜 중요한데?
중국의 감염 속도를 감안하면, 지금은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쓰촨성 방역 당국이 주민 15만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63%가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다고 답했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 베이징도 이미 정점을 지나 적어도 60~70% 정도가 감염됐다는 게 정설입니다. 중국의 전체 인구는 14억 명. 이 중 절반 정도가 걸렸다고 가정하면, 7억 명이 감염된 셈입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에 따르면, 3년간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6억 5천만 명입니다. 한 달도 안 돼 중국에서만 이미 이 숫자를 넘어섰거나 여기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좀 더 설명하면
이렇게 단기간에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시설과 화장장은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감염이 대도시에서 시설이 열악한 지방 도시로 확산하면서 이런 부족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입원 시설이 모자라 길거리에서 수액을 맞거나, 병원 밖 잔디밭에서 누워 진료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장례식장마다 긴 줄이 늘어섰고, 시신을 안치할 장소가 없어 화물 컨테이너에, 창고에, 주차장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접수창구에서 '고인이 코로나19로 숨진 게 아니다'라는 서약을 요구하는 장례식장도 등장했습니다. 서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접수를 받아 준다는 건데, 때문에 호흡곤란이나 폐 질환으로 사망했어도 이들은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와 SNS에는 연일 유명 인사들의 부고가 뜨고 있지만, 정확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중국이 방역 정책의 방향을 튼 것은 지난해 11월 말 고강도 통제에 반대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한 직후입니다. 금기시됐던 '시진핑 퇴진' 구호까지 등장하자 화들짝 놀란 중국이 방향 전환을 급히 모색했고, 여기에는 3년간 짓눌렸던 경제 상황도 반영됐습니다. 또 당시 베이징만 해도 수천 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올 정도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기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론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 정책대로라면 베이징도 상하이처럼 도시 전체를 봉쇄해야 하는데 정치·경제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기왕 이렇게 된 바에, 오는 3월 시진핑 주석의 집권 3기 체제가 공식 출범하기 전에, 국민들의 불만도 풀어주고 경제도 활성화 시키자고 판단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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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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