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공감한 유통 수장들…"혁신으로 기회 모색" 한 목소리

남궁민관 2023. 1. 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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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 왔다"
정용신 신세계 부회장·정지선 현대百 회장도 "위기"
"'고객' 기본가치 충실하되, 틀 깨는 혁신 절실" 강조
CJ '투자·인재' 강조…편의점 "고객 만족으로 위기돌파"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엔데믹 전환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불확실성. 예기치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시대’가 열리며 유통업계는 지난 한해에 이어 올해도 위기의 시간을 이어갈 전망이다. 2023년 계묘년 시작과 동시에 국내 굴지의 유통기업 수장들이 ‘혁신을 통한 기회 모색’을 당부하고 나선 이유다.

2일 국내 주요 유통그룹 수장들은 새해 맞이 신년사를 내놓고, 일제히 ‘위기 속 기회’를 핵심 키워드로 꼽았다. 고객이라는 기본에 보다 충실하되, 틀을 깨는 새로운 시각과 도전으로 기회를 잡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내세웠다.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사진=각 사)
롯데·신세계·현대백그룹 총수 특명 “‘고객’에 충실해 ‘혁신 기회’ 찾아라”

먼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른바 ‘영구적 위기 시대의 도래’라 표현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줄곧 ‘새로운 롯데’를 강조해왔던 신 회장은 “긴 안목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삶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한편 우리 사회를 더 이롭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강조한 뒤, “예측하기 힘든 영구 위기의 시대,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면서 함께 도전하고 노력한다면 올해는 새로운 롯데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위기의식은 다가오는 재난을 막아주는 고마운 레이더 같은 역할을 하고, 레이더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위기를 포착하고 대응하는 데 빈틈이 없어질 것”이라며,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으로 철저히 무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을 직시하고 준비된 역량으로 정면돌파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능력이 곧 신세계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신년사에서 3년 연속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을 강조한 정 부회장은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야 기존 사업의 경험과 가치를 강화하고 미래 신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실한 기본기에서부터 혁신과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하고 △‘리프레이밍’을 통한 최적의 가치를 발굴하며 △구성원의 담대한 도전과 내·외부 파트너십에 기반한 성장을 추구해 나가자는 3대 실천가치를 제시했다.

정 회장은 “각자의 업무와 사업전략을 추진하는데 있어 형식적인 것을 버리고 가장 기본적인 가치와 목적에 충실함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본원적인 고민을 하면서, 바뀐 경영환경에 맞게 사업의 내용과 방식을 변화시켜야 생존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기보다 우리만의 성장의 길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CJ, ‘투자·인재’로 위기 극복…편의점도 ‘고객’ 강조

다른 주요 유통기업들의 신년사에서도 ‘위기 속 기회’라는 키워드가 관통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은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아주 큰 도약의 기회”라며, 그 핵심 원동력으로 단연 ‘투자’와 ‘인재’를 꼽았다.

손 회장은 “4대 미래 성장엔진인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의 기반 위에 혁신 성장 사업 중심으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철저히 실행해 확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최고 인재의 선제적 확보와 육성, 근본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혁신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인재”라고 강조했다.

편의점 업계의 각오도 남다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철저한 고객 관점으로 고객 만족 최우선 △데이터 역량 향상을 통한 압도적 경쟁력 강화 △디지털 사업 연결을 통한 주력사업 성과 극대화 △MD·마케팅 혁신으로 히트상품·신선식품 강화 등을 당부했다.

또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은 “BGF가 추구해 온 사회적 가치를 꾸준히 실천해 가야 한다”며 “편의점이 우리 사회의 좋은 친구로 사회 전반의 어려움을 주도적으로 풀어가는데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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