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인플레·우크라戰 지속…美·유럽 침체 본격화

방성훈 2023. 1. 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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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속 美연준 통화정책 최대 변수
우크라戰·미중 갈등 둥 지정학 리스크 지속…불확실성↑
중국發 코로나 재확산 우려…올해도 세계 곳곳서 기후위기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전 세계를 뒤흔든 인플레이션, 긴축적 통화정책, 식량·에너지 안보 위기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우크라이나와 중국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및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일(현지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3대 경제가 동시에 둔화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 경제의 3분의 1이 불황에 빠질 것”이라며 “작년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인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속 美연준 통화정책 최대 변수

올해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안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3.5%로 수정했다. 11월(7.1%)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지만, 연준 목표치(2%)를 웃도는 수치가 1년 내내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에 연준은 최종 기준금리 전망치를 종전 4.6%에서 5.1%로 높였다. 현 기준금리(4.25~4.5%) 상단보다 0.6%포인트 높다. 앞으로 몇 차례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란 의미다. 연준은 긴축을 끝내더라도 인플레이션 안정을 확신할 때까지 상당 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다.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의 12월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023년 경기침체 확률을 70%로 예상했다. 미 콘퍼런스보드가 10~12월 최고경영자(CEO) 13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선 응답자 중 98%가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답했다.

연준도 올해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2%에서 0.5%로 크게 낮췄는데, 사실상 침체를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졌다는 평가다. 에너지 가격이 다시 치솟고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으면 달러화 강세가 지속돼 신흥국 역시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집트 등 이미 일부 신흥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로 외환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침체 강도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인지, 즉 침체와 물가안정 사이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언제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따라 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한 중국 경제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은행(BOJ)이 총재 교체 이후 긴축으로 돌아설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다.

우크라戰·미중 갈등 등 지정학 리스크 지속…불확실성↑

우크라이나, 중국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에너지 안보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로 식량 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화했지만, 러시아가 언제 수출길을 봉쇄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또 에너지를 포함한 서방의 경제 제재,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등으로 국제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변동성이 다시 확대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공급이 끊긴 유럽은 아시아 국가들과의 가스확보 경쟁 심화 등으로 올해 더욱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가 주요 산유국 합의체인 OPEC+의 산유량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변수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탈(脫)세계화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스웨덴·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으로 미국·유럽이 이끄는 선진국 진영과 러시아·중국 주도의 신흥국 진영 간 분열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이 계속되고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두 국가의 전략적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내놓은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의 영향이 본격화하고, 애플 등 세계 주요 기업들의 중국 엑소더스 확산으로 공급망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發 코로나 재확산 우려…올해도 세계 곳곳서 기후위기

중국이 3년 가까이 유지했던 제로코로나 정책을 거둬들이면서 전 세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보복소비를 동반한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여서다. 올해는 중국발 재확산 유입 차단, 신종 변이 등장 등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 위기를 세계 각국이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및 이에 따른 불확실성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서 ‘이례적’ 가뭄, 홍수, 산불 등의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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