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박주영 ‘플레잉 코치’로 K리그에서 유종의 미

프로축구 K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의 살아있는 전설이 '플레잉 코치'로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됐다.

수원 삼성은 2일 "염기훈이 2023년 12월 31일까지 플레잉 코치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해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염기훈은 이병근 감독의 강력한 권유로 한 해 더 필드에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2010년 수원에 입단한 염기훈(40)은 소속팀에서 최다 출전, 최다 골, 최다 도움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레전드다. K리그 통산 기록을 살펴보면 염기훈의 위대함은 더 두드러진다. 통산 최다 도움(110개)과 직접 프리킥 득점 1위, FA컵 최초 MVP 2회 수상 등의 화려한 기록을 갖고 있다.

염기훈이 은퇴를 번복하고 조금 더 선수 생명을 연장하기로 한 배경에는 마지막 대기록 달성을 위한 포석이 있다. K리그 전인미답의 80골-80도움 클럽 가입니다. 현재 염기훈은 77골 110도움을 기록하고 있는데, 3골을 보태면 기록 달성이다. 물론 염기훈의 나이와 출전 기회의 제한 등을 감안하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염기훈은 도전을 계속하겠다는 각오다.

K리그의 또 다른 살아있는 전설 박주영(38)도 새 시즌부터 플레잉 코치로 소속팀 울산과 함께한다. 현재 코칭스태프와 논의를 마친 상태이고 내일(3일)부터 재개되는 울산의 2023시즌 첫 훈련에 합류한 뒤, 공식 계약에 서명할 계획. 박주영은 염기훈처럼 10년 이상 한 구단에서 활약하지는 않았지만, 스승 홍명보 감독이 있는 울산에서 화려했던 선수 경력을 마감한다는 생각이다. K리그 통산 76골 23도움을 기록한 박주영은 지도자 변신을 위한 전 단계로 선수 겸 코치로 마지막 도전을 하게 됐다.

축구팀에서 플레잉 코치는 현역 선수이지만 코칭스태프에 더 가까운 역할을 하는 존재다. 연봉 계약도 선수보다는 코치에 가까운 대우를 받고, 감독 및 수석 코치와 함께 구단의 전략·전술의 밑그림을 함께 그린다. 올 시즌부터 이랜드FC의 수석코치를 맡게 된 전 국가대표 이호( 41)는 지난해 울산에서 홍명보 감독과 함께 플레잉 코치 역할을 했다. 자주 그라운드에서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시즌 최종전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몇몇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울산에서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플레잉 코치로 장식한 이호, 현재 이랜드FC의 수석 코치로 낙점됐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인지도 면에서는 여전히 K리그 최고를 다투는 염기훈과 박주영, 두 베테랑의 마지막 투혼이 2023 K리그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기범 기자 (kikiholic@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