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손발 맞는 수원 KT, 봄농구까지 화력 이어질까
프로농구 수원 KT가 시즌 중반에 접어들어서야 비로소 활기를 되찾았다. 봄농구에 대한 희망도 피어나기 시작했다.
수원 KT는 지난 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고양 캐롯과의 경기에서 90-77로 이겼다. KT는 지난달 23일부터 다섯 경기 연속으로 승리하며 연말연시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이날 KT에서는 24득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로 대활약한 양홍석을 포함해 한희원, 최성모 등 세 명의 국내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는 100퍼센트가 아니었다. 지난달 초 발목 부상을 당한 한희원은 여러 경기를 쉬었고, 최성모는 상무에서 복귀한 후 적응기를 거치는 중이다. 이날 감기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정성우도 5득점·2리바운드·8어시스트로 쏠쏠하게 활약했다.
KT를 승리로 이끈 동력은 팀워크였다. KT는 전반에 패스 미스를 연발하고 쉽게 턴오버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후반 외곽에서 동료를 절묘하게 활용하는 패스 플레이로 캐롯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필사적인 골밑 몸싸움으로 상대 팀의 2배가 넘는 34개의 수비 리바운드를 따냈다. 새 외국인 선수 재로드 존스는 24득점·12리바운드로 공수 양면에 힘을 보탰다.
시행착오 끝에 동료들 간 호흡을 맞춰 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 준 경기였다. 서동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개인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후반전에 팀플레이로 바뀌면서 우리가 준비했던 모습이 많이 나왔다. 한희원에게 전성현 수비를 맡겼는데, 주변의 협력 수비까지 잘 됐다”라고 평가했다.
시즌 초중반까지 KT는 외국인 선수를 둘러싼 파란을 겪었다. 컵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기대를 모았던 이제이 아노시케도, 2옵션 용병 랜드리 은노코도 정규시즌에서는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중심에서 득점을 책임져줘야 할 외국인 선수의 부진은 전체적인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서동철 KT 감독은 2라운드를 리그 꼴찌로 마친 뒤 외국인 선수 두 명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직후인 지난달 2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부터 KT는 연승을 거듭하며 비로소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양홍석은 1일 경기 후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어서 긍정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면서 “연승 전에는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이 안 좋았다. 새롭게 온 외국인 선수들은 워낙 베테랑이고, 농구 센스와 파괴력까지 갖췄다. 그래서 우리가 쉬운 공격 찬스를 잘 살릴 수 있고, 공간 창출도 잘 할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정규리그가 절반을 달려온 시점, KT는 뒤늦게 출발선에 섰다. 5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시작이 늦은 만큼 여전히 리그 7위에 머물러 있다. 봄이 올 때까지 현재의 화력을 유지해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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