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어렸을 땐 좋았지만" 소시 떠나 美간 티파니영, '재벌집' 조연배우로 돌아온 이유 [TEN인터뷰]

태유나 2023. 1.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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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 티파니 영 종영 인터뷰
"오디션으로 캐스팅, 당당한 여성 욕심났다"
"미라클 뉴욕 본사 대표? 순양가 입성? 레이첼 결말 무궁무진"
티파니→티파니영으로 바꾼 이유 "코리안 아메리칸 강조하고 싶었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배우 티파니영./사진제공=써브라임


"어렸을 때는 SM 스타일이 좋았고, 미국 팝 R&B 스타일 곡이 제 마음을 울리는 공간이었다면, 27살 자유를 택할 수 있던 시점에서는 스토리와 메시지를 찾고, 선택할 수 있는 분석력과 판단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에 가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에서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를 프로듀싱한 프로듀서에게 음악을 배웠고, 연기학원도 다녔죠. 제겐 배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소녀시대 출신 배우 티파니영이 2017년 오랜 시간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미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티파니 영을 만나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 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극 중 티파니 영은 투자 전문 회사 '미라클 인베스트먼트' 실소유주 진도준의 조력자이자 CEO 오세현(박혁권 분)의 오른팔인 레이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재벌집'은 지난 25일 마지막 16회서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이는 올해 방영된 드라마 중 최고 기록이며, '부부의 세계'(28.4%) 다음으로 JTBC 역대 드라마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연기에 도전한 티파니영. 그는 "뮤지컬 '시카고' 작품이 올라간 지 얼마 안 됐을 쯤 '재벌집' 기획안과 대본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탐나는 스토리와 메시지였고, 내게 맞는 캐릭터라 너무 욕심이 나서 오디션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카고' 메인 시즌 공연 중이라 밤 11시에 퇴근했는데, 새벽 3~4시까지 대본을 읽으면서 레이첼을 내 안에 침투시키려 했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연기를 보고 '만나보니 정말 레이첼 같네?'라고 감사한 이야기를 해줬다"고 덧붙였다. 

레이첼의 등 등장장면이 오디션 대본이었다고. 티파니영은 "캐릭터와 기획안만 본 상태에서 내가 상상하는 레이첼을 연기했다. 한글로 연기해보기도 하고 영어로 연기해보기도 했다. 질문도 많이 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레이첼을 책임질 수 있겠구나 해주셨던 것 같다"며 "나는 원하냐 안 원하냐에 따라 원동력이 다르게 나오는 것 같다. 이런 정성과 디테일을 쏟으면서 준비해온 게 있어서 이번에도 확 몰입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기 오디션은 2012년부터 꾸준히 봤다는 티파니영. 2017년도에는 미국에서 연기 공부도 했다. 티파니영은 "지금도 오디션은 꾸준히 보고 있다. 스토리에 일부가 되고 싶은 공간이라면 어떤 작품, 캐릭터든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 티파니영./사진제공=써브라임



티파니영은 레이첼에 대해 "재벌들 사이에서도 눈치 보지 않고 꿀리지 않는, 패셔너블한 캐릭터"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대본상에는 레이첼의 큰 감정이 드러나지 않지만, 레이첼은 이런 여성이라고 상상하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매력적이었다. 상상을 자극하는 캐릭터라 감사했다"고 말했다. 

데뷔 16년 차인 티파니영이지만, 드라마 촬영 현장은 모든 게 새로웠다. 티파니영은 "최고의 스태프들과 최고의 배우 박혁권, 송중기 선배님이 모인 공간에서 나는 학생처럼 있었다. 박혁권, 송중기 선배 모두 프로처럼 대해줬다. 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끔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워했다. 

박혁권, 송중기와의 호흡을 묻자 티파니영은 "너무 멋있다. 원샷을 찍는 장면에서 항상 옆에 있어 줬는데, 그것마저도 배움이었다. 송중기 오빠는 모두가 잘 나와야 한다며 호흡을 만들어줬다. 각 배우의 한마디가 소중하고 말 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배들이 멋있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박혁권, 송중기 선배님과 회사 다니듯이 밥도 같이 먹고, 산책도 같이하며 회사 팀처럼 같이 지냈다. 미라클 촬영장이 안성에 있었는데 편의점이 차로 2~30분 걸리는 곳이어서 모든 걸 나눠 먹었다. 마치 스타트업 컴퍼니같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티파니영의 첫 연기 도전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다. 자연스러웠다는 평가와 너무 튀었다는 평가로 나뉜 것. 이에 티파니영은 "결론적으로는 성공적이라고 봤다. 회차마다 순간적으로 반응들에 슬플 수 있었지만, 이게 내 최선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더 나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티파니영이 생각한 레이첼의 결말은 어땠을까. 그는 "오세현 대표가 한국에 있으니까 뉴욕 본사는 레이첼이 가져가지 않았을까. 아니면 갑자기 레이첼이 순양으로 들어가는 상상도 해봤다. 레이첼은 다양한 스토리라인을 상상할 수 있는 캐릭터라 즐겁다. 어떤 팬들은 레이첼이 티파니로 환생하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 난 여전히 레이첼이 보스였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배우 티파니영./사진제공=써브라임



2016년 톱가수에서 모든 걸 던지고 미국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이유를 묻자 티파니영은 "2016년에 솔로 앨범을 만들게 됐다. 소녀시대 태티서 앨범 디렉팅 맡고 시간이 남아서 만들게 된 작업이었는데, 그때부터 작사 작곡에 참여하게 되면서 스토리와 메시지를 서포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소녀시대로 어린 나이에 데뷔해 걸어왔지만, 20대가 됐을 때는 'WHY?'라는 물음표가 뜨더라. 5년간 스토리와 메시지를 찾는 이유와 근본을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시카고', '재벌집' 대본을 봤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 것 같다. 원하는 게 생겼을 때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연습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으로 가면서 티파니영으로 활동명을 바꾼 티파니. 그는 "티파니영은 소녀시대 활동명인 티파니에 본명 황미영의 한자 '영'을 붙인 거다. 미국에서도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영'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면 '영원할 영'의 한자라고 설명했다. 소녀시대도 놓치고 싶지 않고, 배우로서의 아이덴티티도 가져가고 싶었던 풀네임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티파니영./사진제공=써브라임



최근 5년 만에 국내 소속사 써브라임과 전속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린 티파니영. 그는 "10년 전 소녀시대 때부터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함께하는 거라 파이팅이 남다르다. 선수와 코치 같은 사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개된 프로필 사진에 대해서도 "티파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나 컬러가 뚜렷해서 걷어내고 싶었다. 대중이, 감독님이 봤을 때 티파니에게 어떤 색이든 입힐 수 있겠다고 느껴지게 하고 싶어 많이 공들인 사진"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영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티파니영. 배우로서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자 그는 "스토리텔링 아티스트라는 말은 가져가고 싶은 수식어다. 단순한 두 단어이지만, 내가 정말 이 스토리를 믿고, 대중과 관객도 티파니가 하는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은 뮤지컬로 전국투어를 했고, 소녀시대 15주년 정규 7집을 냈고, '재벌집'으로 드라마에 데뷔를 한 해라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앞으로 일도 열심히, 인생도 열심히, 균형을 잘 맞추면서 살고 싶습니다. 5년 만에 국내 계약을 한 만큼,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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