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늘길 개방 기다렸던 LCC, 방역 강화에 또 한숨
중국 정부가 새해부터 항공 봉쇄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으나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중국발 항공편 증편이 중단돼 LCC(저비용항공사) 업체들이 실적을 회복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8일부터 국제선 여객 수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그간 시행해 왔던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는 폐지되며, 항공기 탑승 48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결과만 있으면 별도의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있다. 이는 사실상 팬데믹 이전으로 중국 항공 시장을 되돌리는 조치다.
항공업계는 ‘알짜 노선’이었던 중국 하늘길이 열린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보였다. 중국 노선은 팬데믹 이전에 항공사 매출의 10~20%를 차지하며 수익에 큰 도움이 됐으나, 중국 봉쇄 조치로 큰 타격을 받았다. 팬데믹 기간에 경영난을 겪으며 적자를 이어 갔던 LCC 업체들에 중국 노선 회복은 절실한 상황이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간 중국을 오간 여객 인원은 5만2091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1월(152만6615명)의 3.4% 수준에 그쳤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도 중국 노선을 기존 주 34회에서 50회까지 늘리기로 중국 항공 당국과 합의하면서, LCC 업체들은 잇따라 중국 노선 증편을 예고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인천~우한, 인천~선양, 대구~옌지 등 3개 노선을 운항 중인데 오는 13일부터 인천~지난(제남) 노선을 추가할 예정이다.
부산~칭다오, 인천~칭다오 등 2개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부산도 새해부터 부산~옌지 노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이 밖에 제주항공도 옌타이 노선 운항 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진에어도 추가 노선 배정과 시기를 검토 중이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중국발 한국행 탑승객에 대한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LCC 업체의 실적 회복도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30일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오는 2월 말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중국에서 입국하기 전과 후에 검사를 의무화하며, 입국 전 48시간 이내 유전자 증폭(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이 되는 경우에만 국내행 비행기 탑승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또 1월 말까지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인도적 사유 등을 제외한 단기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중국발 항공편의 추가 증편도 잠정 중단되고, 효율적인 입국자 검역 관리를 위해 중국발 항공기는 인천공항 도착으로 일원화된다. 정부 조치로 인해 인천을 제외한 지역 공항의 중국 노선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비즈니스 수요를 제외한 여객 수요 정상화는 요원해진 셈이다.
현재 LCC 업체는 누적된 적자로 재무 구조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각각 2737%, 2228%에 달한다. 제주항공 역시 1913%의 부채 비율을 기록했고, 진에어는 3분기 자본잠식에 빠졌다가 62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통해 벗어난 상태다.
LCC 업체 대부분은 지난해 4분기 역시 적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은 3억원, 티웨이항공은 2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 역시 지난해 1분기 363억원, 2분기 210억원, 3분기 181억원으로 손실 폭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지만 흑자를 내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만이 유일하게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조치로 인해 중국 노선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LCC 업체들의 실적이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정상화되는 시기는 2024년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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