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498야드 초장타’ 친 카팔루아 18번홀 ··· 올해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골프포위민 기자(ots@mk.co.kr) 2023. 1. 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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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 18번홀. <사진 AP연합뉴스 제공>
2022~2023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400야드 이상 초장타는 현재까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해 9월 시작된 PGA 투어는 모두 9개 대회를 치렀는데,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리지랜드의 콩가리 골프클럽에서 열린 더 CJ컵에서 미토 페레이라가 친 387야드가 최장타 기록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400야드 이상은 모두 57차례 나왔고, WM 피닉스오픈에서 나온 스콧 스탤링스의 460야드가 최장타 기록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2023년이 시작되자마자 첫 주부터 ‘400야드 초장타 쇼’가 펼쳐질 전망이다. 역대 400야드 이상 초장타가 가장 많이 나온 코스인 미국 하와이 마우이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에서 6일부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열리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는 4개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2018년에만 하더라도 400야드 이상 초장타 45개 중 25개가 카팔루아에서 작성됐다.

카팔루아에서 400야드 이상 초장타가 많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경사가 심한 홀들이 유난히 많기 때문일 것이다. PGA 투어가 열리는 코스 중 유일하게 파73인 카팔루아는 파3홀이 3개 밖에 되지 않는 반면 500야드 이상 홀들은 파5홀 4개를 포함해 7개에 이른다. 특히 667야드에 이르는 18번홀(파5)은 골프장측이 “평생 가장 긴 드라이브샷을 치고 프로가 된 기분이 들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내리막 경사가 심한 홀이다.

2003년 샷링크 시스템이 시작된 이래 공식적으로 기록된 PGA 최장 드라이브샷이 바로 이 18번홀에서 나왔다. 2004년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대회에서 데이비스 러브3세는 이 홀에서 무려 476야드를 날렸다.

러브3세의 476야드 기록은 이후 깨지지 않고 있지만 통상적으로 역사상 ‘최장타 빅5’를 얘기할 때 5위에 불과하다. 비공식적으로 476야드를 넘긴 기록이 4개나 더 있기 때문이다.

골프 사상 최장타 4위의 주인공은 지금은 LIV 골프 리그로 떠나 이번 대회에서는 볼 수 없는 더스틴 존슨이다. 2018년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 3일차 경기에서 존슨은 489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렸다. 매치플레이 대회 통계는 공식적인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존슨은 샷 링크 시스템 체제가 정착된 이후 비공식 최장타 기록을 갖게 됐다.

골프 사상 최장타 3위 기록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몫이다. 우즈의 기록도 카팔루아 18번홀에서 작성됐다. 우즈는 2002년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당시 젊은 파워와 내리막의 혜택에 힘입어 500야드에 딱 2야드 모자란 498야드를 날렸다. 우즈의 기록까지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합리적인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역사상 최장타 1,2위 기록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샷 거리가 수동으로 측정되었고 특이한 사정도 따랐기 때문이다.

역사상 최장타 2위는 마이크 오스틴의 515야드다. 그는 64세인 1974년 라스베이거스 윈터우드골프장에서 열린 시니어 US오픈 때 450야드 짜리 홀에서 515야드를 날렸다. 공이 그린을 지난 65야드를 더 나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당시 그가 사용한 클럽은 스틸 샤프트에, 로프트 10도 그리고 43인치 짜리 윌슨 퍼시몬 드라이버였다고 한다. 당시 같이 라운드를 한 선수들의 증언으로 그의 기록이 기네스북에 올랐지만 과연 그 거리의 샷이 가능할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당시와 비슷한 조건으로 실험까지 해봤지만 정상적으로는 그런 거리가 나오지 못한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다만 도그레그홀이었기 때문에 직접 가로지르는 샷을 하고 운 좋게 큰 바운드가 생겼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추측을 내렸다.

골프 역사상 최장타 기록은 칼 쿠퍼의 787야드다. 물론 이 787야드 역시 ‘전설의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쿠퍼는 1992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오크힐스골프장에서 열린 텍사스오픈 2라운드 3번홀(파4·456야드)에서 무려 787야드를 보냈다. ‘날렸다’고 하기 보다는 ‘보냈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공이 콘크리트 카트 도로를 맞고 튀어 계속 구르다 12번홀 그린 뒤에서 멈췄기 때문이다. 그는 다시 3번홀 그린으로 돌아오기 위해 세번의 샷을 더 해야 했고, 2퍼트까지 더해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오스틴과 쿠퍼의 샷이 ‘행운’이나 ‘도로’ 같은 코스 외적인 요인에 의해 나온 ‘의심스러운 장타’라고 한다면 골프 역사상 가장 ‘합리적인 최장타’는 카팔루아 18번홀에서 기록한 우즈의 498야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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