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野정치보복 이해할 수 없어"

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2023. 1. 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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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선거구제 검토 필요…지역별로 2~4명 선출 고려"
"무슨 윤핵관 있겠나" "아내 할일 많더라…겸손히 잘하라고 해"
"한동훈이 당대표?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
윤석열 대통령이 계묘년(癸卯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화두로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꺼내 들었다. 선거제 개편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조선일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역 특성에 따라 2명, 3명을 선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중대선거구제를 통해서 대표성이 좀 더 강화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대선거구제는 1개의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대표를 선출하는 제도를 뜻한다. 현행 소선거구제는 1개의 선거구에서 1명의 대표만 선출하는 제도다.

현행 소선거구제의 단점에 대해선 "선거제는 다양한 국민의 이해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하는데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가다 보니 선거가 너무 치열해지고 진영이 양극화되고 갈등이 깊어졌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중대선거구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 방안에 대해 "제가 국회 시정연설을 할 때 들어오지도 않았다"며 "경찰국 같은 예산을 받아주면 야당에서 원하는 지역 상품권 예산은 많이 늘려주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문제 삼았다"고 지적했다. "서로 생각이 너무 다르다. 대화가 참 어렵다"면서도 "일단 여야가 자주 대화하도록 하고 국회의장단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치에 대해 "결국 정치는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이것을 도외시하고 여기서 멀어지면 정치가 병들게 된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태도, 대통령다움이라는 게 어떤 건지 고민하고 있다"며 "솔직히 지지율은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윤석열다움과 대통령다움은 좀 다르다고 본다. 사람들이 윤석열다움이라고 할 때는 검사 때 타협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점 때문에 국민들이 선거에서 많은 지지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은 검사와 하는 일이 다르다. 국민들이 든든하게 생각할 수 있는 모습이 대통령다움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새해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내년(2023년) 성장률은 1%대로 보고 있다. 많이 어렵기 때문에 민생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많이 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재정 금융 투자를 통해 기업들이 가치 창출 효과가 큰 분야, 신산업 분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견인해 나가겠다.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

이명박 정부의 '747(경제성장률 7%, 국민소득 4만달러, 7대 경제 선진국)'같은 윤석열 정부의 키워드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내려면 정부가 우월적인 권한을 행사한다든지 하향식이 아니라 어떤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어떻게 마켓을 형성하고, 그래서 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나 경제 주체의 개별 행위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고 시장이 아주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작동이 되도록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역이나 학교 편중, 법조인 출신이 많다는 인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저는 사람 쓸 때 학교나 지역 같은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검찰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거 때도 서울대 법대 동기나 후배, 검찰 출신들을 일부러 많이 피하려 했고 그것 때문에 불만도 많이 들었다"며 "인사에서 지역 차별을 두면 국가를 끌고 가기 어렵다. 내가 어느 특정 지역에서 많은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됐더라도 인사는 지역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여당 내 '윤심' 논란에 대해 "결국은 국민한테 약속했던 것들을 가장 잘할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며 "여의도 정치를 내가 얼마나 했다고 거기에 무슨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있고 윤심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차출설에 대해선 "당 대표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라며 "한 장관과 통화할 때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거냐'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고 했다.

"지금 수사는 이미 민주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 나온 이야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야당의 정치 보복 주장에 대해서는 "정치 보복이라고 하려면 선거 이후 그야말로 정권이 뒷조사를 했다면 모를까, 지금 수사는 이미 민주당의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다 나온 이야기다. 새로운 것이 없다"며 "만약에 정치 보복성 수사라고 한다면 국민들이 얼마나 매섭게 심판을 하겠나. 정치 보복이라는 주장을 이해할 수 없고 대통령의 일도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지금 경찰 수사가 국민들이 볼 때 많이 부족하고 실망스러운 부분이 큰 것 같다. 이번에 보니 인파 관리라는 점에서도 시스템이 많이 부족했고, 여러 기관의 협조도 부족했고, 사고 직후 보고 및 대응 체계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지금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해 제기되는 이태원 참사 정무적 책임론에 대해선 "정무적인 책임도 책임이 있어야 묻는 것"이라며 "과거에 대통령이 느닷없이 국면 전환 차원에서 인사를 하던 시절에도 책임을 물을 뭐가 있어야 했지, 그냥 사람을 바꾼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에는 "몇 년이 넘도록 제 처와 처가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뭐라도 잡아내기 위해 지휘권 배제라는 식의 망신까지 줘가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했다.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회견)에 대해 "협조 체제가 잘 안 돼서 많이 아쉽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을 강화하려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역할에 대해 "대통령 부인이 특별히 하는 일이 있겠나 생각했는데, 취임해보니 배우자도 할 일이 적지 않더라"라며 "대통령이 못 오면 대통령 부인이라도 좀 와달라는 곳이 많더라"라고 했다. 이어 "처에게 드러나지 않게 겸손하게 잘하라고 했다"며 "저녁에 귀가해보면 그날 일정이 많아 고단해하면서 지쳐 있는 경우도 있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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