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쏘이고 쓰러진 목성 탐사선 ‘주노’, 구사일생 회복했다

이정호 기자 2023. 1. 2.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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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안전 모드’ 해제…22일 추가 탐사 투입
향후 ‘지하 바다 존재’ 유로파 탐사 결과 주목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탐사선 ‘주노’가 목성 궤도를 비행 중인 상상도. NASA 제공

2016년부터 과학 관측 임무를 수행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 탐사용 우주선 ‘주노’가 최근 일어난 기계 고장에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안전 모드’에서 벗어난 뒤 오는 22일 목성에 대한 추가 탐사에 나선다. 주노는 인류가 목성 궤도에서 운영 중인 유일한 인공위성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주노 탐사선은 지난달 14일 목성에 47번째로 근접 통과하는 비행에 나선 뒤 기계 이상을 일으켰지만, 약 3주간 이어진 원격 조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내부 시스템이 복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ASA에 따르면 주노는 목성에 근접 비행을 한 뒤 관측 자료를 지구에 전송하던 중 동체에 탑재한 컴퓨터가 멈췄다. NASA는 이 문제가 목성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방사능이 전자장치에 영향을 주면서 일어났다고 봤다. 목성의 방사선량은 지구 자연 방사선의 약 500만배다.

고장 이후 다양한 대처 방법을 고안한 NASA는 주노에 들어간 컴퓨터를 재부팅하는 데 성공했고, 같은 달 17일에 추가 손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우주선의 필수 시스템만 작동시키는 ‘안전 모드’ 장치를 켰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NASA는 최근 주노에서 전송받은 자료를 검토했고 “가장 최근 근접비행 때 얻은 목성, 그리고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과학 관측 자료가 온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NASA는 이번 주에 안전 모드를 해제한 뒤 오는 22일 주노를 목성 근접 비행에 다시 투입할 예정이다.

2011년 지구에서 발사돼 2016년 목성 궤도에 도착한 주노는 소용돌이치는 두꺼운 구름에 싸인 목성에 근접해 구름 아래를 볼 수 있도록 고안됐다. 목성에서 일어나는 폭풍과 자기장의 발생 과정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주노는 목성의 북극에서 폭풍의 무리를 발견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지구 크기에 이르는 대형 폭풍도 있었다.

목성에서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번개를 발견하고, 특히 목성 중심부에 있는 핵이 어떤 물리적인 성격을 띠는지에 대한 증거도 찾았다. 주노가 잡아낸 관측 결과에 따르면 목성의 중심부에 있는 핵이 이전 과학계 예상처럼 작고 단단하지 않으며, 크고 물렁한 형태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 주노의 1차 임무는 2021년 7월 끝났다. 현재는 연장 임무 중이다. 주노의 다음 임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건 목성 위성인 가니메데, 이오, 유로파 탐사다.

특히 유로파에서 주노가 어떤 관측 결과를 얻을지에 과학계의 시선이 쏠려 있다. 유로파는 지하에 큰 바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목성의 위성이다. 목성의 강한 중력이 유로파를 쥐어짜면서 생긴 마찰열이 위성 내부의 얼음을 녹여 지하 바다를 만들었고, 여기에 생명체가 살지 모른다는 기대가 조심스럽게 제기돼왔다.

주노는 2025년까지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과학계는 보고 있다. 지구 귀환 계획은 없다. NASA는 임무가 완전히 끝난 목성 탐사선을 목성 대기로 돌진시켜 태워버리는 방법으로 폐기해 왔다. 자칫 목성 궤도를 돌다가 주변 위성으로 추락할 경우 예기치 못한 외계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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