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등 진정·수면제 자살위해물건 추가…온라인 정보유통 단속

항뇌전증제·항파킨슨제 등 중독유발 약물 포함
자살위해물건으로 자살 시도 의심시 경찰·소방 긴급구조 가능

7월 4일 서울 마포대교에 설치된 생명의 전화.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2021.7.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항뇌전증제, 진정제, 수면제 및 항파킨슨제 등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약물들이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된다.

보건복지부는 약물중독으로 인한 자살 사망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해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를 이같이 개정해 3일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 고시는 자살수단으로 빈번히 사용되거나 사용될 위험이 있는 자살위해물건을 규정하기 위해 2020년 1월 제정됐다.

제정 당시 물건으로는 △번개탄 등 일산화탄소 유발 △농약 등 제초제 및 살충제·살진균제와 같은 독성효과 유발물질이 지정됐다.

이번에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이 추가 지정된 데는 최근 항뇌전증, 진정제, 수면제 및 항파킨슨제를 이용한 자살 사망 및 자살 시도 건수가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수면제 등의 중독으로 인한 자살사망자는 2019년 118명에서 2020년 143명, 2021년 171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수면제 등의 중독으로 자살을 시도한 자는 2018년 2989명, 2019년 3425명, 2020년 337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물질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살약'으로 불리며 빈번하게 유통되고 있다.

자살약, 안락사약 등을 검색 시 지난 1년간 수면제, 진정제 등 처방 관련 약 2만7000건의 정보가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살수단이 온라인상 불법적으로 유통·판매되는 것을 방지하고 약물중독으로 인한 자살사망자 수를 줄이고자 중독효과 유발 약물들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했다.

고시에 구체적인 약물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으로 졸피뎀이 있다. 졸피뎀은 진정·수면 효과가 있어 불면증 치료에 쓰이나, 의존·중독성이 강한 마약류 의약품이다.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로 지정된 물질을 자살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정보나 그 판매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으로 유통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아울러 온라인으로 자살위해물건을 구매하거나 구매의사를 표현하는 등 자살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 경우, 경찰과 소방이 위치를 파악해 긴급구조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가 시행된 이후 고시된 물질을 이용한 자살사망 감소율은 12.4%로 전체 자살사망 감소율 3.2%의 약 4배였다.

자살시도 감소율은 20.1%로 전체 감소율 3.9%의 약 5배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자살사망자는 1만3352명이며, 2019년 1만3799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시된 물질을 이용한 자살사망자 수는 2021년 2187명으로 2019년 2497명보다 소폭 줄었다.

곽숙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앞으로도 자살수단으로 빈번히 사용되는 자살위해물건을 관리강화해 자살로부터 안전한 사회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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