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방사포 발사’ 새해 첫날 김일성·김정일 참배···‘후대’ 조선소년단 격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한 새해 첫날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고 조선소년단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선대와 후대를 아우르는 내부 결속 행보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께서 2023년 새해에 즈음하여 1월1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였다”며 “참가자들과 함께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입상을 우러러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돼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김정일 위원장 사망 11주기 때 예년과 달리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거른 바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 참배에 김덕훈·조용원·최룡해·리병철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동행했다. 박정천 상무위원은 호명되지 않았다. 지난달 26~31일 열린 노동당 제8기 제6차 전원회의에서 ‘군부 서열 1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당 비서직에서 소환·해임된 만큼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도 내려놓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치국 상무위원들은 김 위원장을 중심으로 북한 최고지도부 역할을 한다.
김 위원장은 같은날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에 참가한 대표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붉은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상징되는 조선소년단은 만7~13세 어린이가 가입하는 정치 조직이다.
김 위원장은 “조국번영의 새로운 한 해를 소년단원들의 밝은 웃음소리, 담찬 발구름 소리를 들으며 시작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성스러운 위업의 정당성을 확신하며 나아가는 우리 당과 국가, 인민에게 있어서 참으로 크나큰 힘이고 기쁨”이라며 “혁명의 훌륭한 교대자인 300만 소년단원들이 있기에 주체위업의 전도와 사회주의 조선의 앞날은 무궁창창하다”고 말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6~27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도 미국놈들과 그 앞잡이들이 동무들의 보금자리를 짓밟고 희망을 빼앗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남·대미 적개심을 고취시킨 바 있다.
새해 첫날부터 김 위원장이 선대·후대를 함께 챙기는 모습을 연출한 셈이다. 선대의 업적을 기리고 후대의 미래를 격려하며 내부 결속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같은날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 1발을 발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해당 초대형 방사포에 대해 “남조선 전역을 사정권에 두고 전술핵 탑재까지 가능한 것”이라며 “우리 무력의 핵심적인 공격형 무기”라고 대남 대결의식을 밝혔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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