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취임 룰라… “폐허된 나라 재건”

김현아 기자 2023. 1. 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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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신임 대통령이 1일 취임 선서를 하고 집권 3기 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흑인 여성·장애인·원주민 등과 함께 선 룰라 대통령은 "끔찍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겠다"며 경기 부양과 국가 통합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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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원주민·장애인과 함께…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왼쪽 네 번째) 브라질 신임 대통령이 1일 취임 선서를 마치고 여성, 흑인, 원주민,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 대표단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플라나우투궁으로 걸어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집권 3기 시대 본격 개막

“전 정부 교육·문화·환경 파괴”

경기부양·삼림채벌 근절 약속

‘대선 불복’ 보우소나루 불참에

시민대표단이 ‘대통령띠’ 전달

브라질 곳곳 ‘반대파시위’계속

남미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신임 대통령이 1일 취임 선서를 하고 집권 3기 시대를 본격 개막했다. 흑인 여성·장애인·원주민 등과 함께 선 룰라 대통령은 “끔찍한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겠다”며 경기 부양과 국가 통합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빈곤 등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결국 취임식에 불참하며 사실상 대선 불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룰라 반대파들의 시위도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정국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수도 브라질리아 국회의사당에서 진행된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 “브라질 국민의 공익을 증진하고, 브라질의 통합과 독립을 지지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오늘 브라질에 보내는 메시지는 ‘희망’과 ‘재건’”이라며 “모두를 위한 브라질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직격도 잊지 않았다. 룰라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 대한 진단은 형편없다. 그들은 보건용 자원을 동나게 했고, 교육·문화·과학을 해체했으며, 환경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삼림 벌채 문제를 근절하고, 민주주의 수호·빈곤 퇴치를 비롯해 경제를 부흥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취임 연설의 방점은 ‘국가 통합’이다.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브라질 사회를 하나로 단합하겠다는 구상이다. 룰라 대통령은 이를 강조하기 위해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는 길을 흑인 여성, 장애인, 10대 청소년, 원주민, 공장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시민 대표단’과 함께 걷기도 했다. 신임 대통령이 받게 되는 띠도 서른세 살의 환경미화원이 전달했다. 하지만 원래 띠를 전달해야 하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불참하며 만들어낸 궁여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권력 이양에는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대선에 불복한 상태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취임식을 이틀 앞두고 미국 플로리다주로 떠나버렸는데, 귀국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이 전임 정부 정책을 전면 뒤집겠다고 예고하고 나선 만큼 당분간 혼란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식이 열린 이날에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롯한 룰라 반대파들의 시위가 계속되며 브라질리아주는 약 8000명에 달하는 경찰력 100%를 주 곳곳에 배치하기도 했다. 흉기와 폭발물을 소지한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연휴 주간에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공항 근처에 세워둔 연료 트럭에 폭발물을 설치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군에 “쿠데타를 일으키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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