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를 기리는 우아한 방법’…三代에 걸친 서세옥의 영향력을 살피다
김태언기자 2023. 1. 2. 11: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갈색 종이에 굵은 선으로 그려진 사람의 형상.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에 낯선 경쾌함을 주는 건 가운데에 적힌 삐뚤빼뚤한 글씨다.
그의 대표작 'People'(사람들) 시리즈는 극도로 단순화된 몇 개의 선만으로도 살아 있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주는 화업(畵業)의 정수다.
손녀 서오미의 'Piggybacks'(2018년)는 동그라미와 직선이 반복적으로 그려진 것인데, 제목에서 유추하건대 사람들이 서로를 등에 업은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갈색 종이에 굵은 선으로 그려진 사람의 형상. 붓의 흔적이 여실히 보이는 담백한 그림이다.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림에 낯선 경쾌함을 주는 건 가운데에 적힌 삐뚤빼뚤한 글씨다.
“할아버지 사랑해요. Happy Birthday! 서미림 올림.”
여기서 말하는 ‘할아버지’는 한국 수묵 추상의 대가 고 서세옥 화백(1929~2020)이다. 서 화백을 기리는 전시에 등장한 이 그림 ‘무제’(2019년)의 작가는 서 화백의 손녀 서미림이다.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은 2020년 타계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제대로 기리지 못한 서 화백의 작품과 그의 가족 9명의 작품 73점을 모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전시 ‘삼세대(三世代): 서세옥(1929–2020)을 기리며’는 예술가를 추모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서 화백이 있다. 서 화백의 작품은 수묵화와 드로잉 7점. ‘자화상’(1970~1980년대)에서는 다양한 먹의 농담과 두께를 시도했던 서 화백의 노련함을 살펴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 ‘People‘(사람들) 시리즈는 극도로 단순화된 몇 개의 선만으로도 살아 있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주는 화업(畵業)의 정수다. 서 화백의 아들인 국내 대표 설치예술가 서도호와 건축가 서을호의 작품 또한 전시장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재미는 서 화백 가족의 몫이다. 특히 흥미로운 건 서 화백의 자취가 3세대 가족 구성원에게까지 녹아있다는 점이다.
손녀 서오미의 ‘Piggybacks’(2018년)는 동그라미와 직선이 반복적으로 그려진 것인데, 제목에서 유추하건대 사람들이 서로를 등에 업은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다. 할아버지 서 화백의 추상미와 아버지 서도호의 작품에서 주로 드러나는 유기성이 엿보인다.
손녀 서미림의 종이 설치작품 ‘Suh People’(2018년) 또한 서 화백의 ‘사람들’이 화면에서 튀어나와 서로 얽혀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드로잉,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이 가족 구성원들의 작품은 각각 특색이 있지만 ‘가장 귀한 존재는 사람’이라는 서 화백의 철학이 바탕에 있다. 색다른 방식으로 예술가를 추념하는 전시인 셈이다.
리만머핀 측은 “서로 다른 세대의 가족 구성원이 협력해 합작한 이 작업은 서 화백의 개방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이 3세대에 걸쳐 전승된 것을 기리는 찬가”라며 “서 화백이 평생 고민해온 주제인 ‘시공을 초월하는 공동체의 연결성’에 대한 현 세대의 답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내년 1월 20일까지.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한국, ‘세계 가장 강력한 국가’ 6위…日 제쳤다
- 거동 불편한 노인 횡단보도 건너자…번쩍 업은 청년
- 윤영찬 “정진상 본 적도 없어…허위보도 책임 묻겠다”
- 친윤계에 반기 든 안철수·윤상현 “당 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하자”
- 노소영 “34년 가정 지켰는데 재산분할 1.2%…판결 수치스러워”
- 이기영의 두 얼굴…범행 직전 술 돌려 마시는 ‘공손한 태도’(영상)
- 아버지 살해한 30대 男 “할머니에게 반찬 투정해서”
- ‘축구황제’ 펠레, 가족에 남긴 유산 최소 1억 달러 추정
- 尹 “한동훈이 당대표? 그냥 웃더라…윤심·윤핵관이 어딨겠나”
- 새벽 만원버스 탄 韓총리 “첫차 15분 당겨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