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후배들과 오키나와행…"백 투 백 우승 도전의 출발점"

하남직 2023. 1.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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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부터 20일까지 SSG 투수 후배들과 오키나와 미니캠프
SNS를 통해 '백 투 백 우승 약속'하고 팬들께 '백 투 백 관중 동원 1위' 부탁
SSG 통합우승의 순간, 마운드 위에는 김광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광현(35·SSG 랜더스)이 후배들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로 떠났다.

공개적으로 '백 투 백 우승'을 약속한 김광현은 오키나와 미니 캠프에서 후배들에게도 같은 목표를 심어주고자 한다.

김광현은 2일 백승건(23), 오원석(22), 박시후(22), 김건우(21), 이기순(20)과 함께 오키나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모두 SSG 투수들이다.

출국에 앞서 김광현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2년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외 훈련이 거의 불가능했다. 이 시기 국외 훈련을 경험한 적이 없는 후배 투수들과 짧게나마 조금 더 따듯한 곳에서 훈련해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정우람(한화 이글스), 송은범(LG 트윈스) 선배 등은 예전에도 후배들과 국외 훈련을 했다. 나도 선배들과 함께 비활동 기간 국외 훈련을 한 적이 있다"며 "내가 최고참이 되어 국외 훈련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훈련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조심스러워했지만 이미 그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줬다.

항공료는 각자 부담했으나, 김광현은 숙박과 식사 등 후배들의 체류비를 책임진다.

김광현은 "절대 미담이 아니다. 내가 도움을 줬다고 할 수도 없고, 오히려 후배들과 훈련하는 내가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손사래 쳤지만, 후배들은 미니 캠프를 기획하고 체류비까지 지원한 김광현에게 고마워한다.

SSG 드디어 우승!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SSG는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1위를 지키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뒤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들었다.

김광현의 복귀는 SSG 통합우승 달성의 출발점이었다.

김광현은 2020년과 2021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35경기(28경기 선발) 10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활약했다.

빅리그에서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한 김광현은 2022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기량만으로는 빅리그 계약이 가능했지만, 메이저리그 노사분규로 FA 협상 자체가 중단됐다.

SSG는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에게 복귀를 요청했고, 김광현은 3월 8일 SSG와 계약했다.

마운드 위에서 김광현은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호투하며 에이스로 활약했고, 라커룸에서는 SSG 선수단의 구심점이 됐다.

김광현은 승리할 때마다 자비를 들여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KK 위닝플랜'을 직접 제안하고 실행해 팬들에게 감동도 안겼다.

김광현은 "2022년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모두 느꼈다. 그 기분을 매년 느끼고 싶다"고 했다.

고민하던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22년 3월 SSG와 계약할 때 나 자신과 '우승을 하고, 팬들께 야구·랜더스·김광현이 팬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떠올리며 "2023년 백 투 백 우승을 '약속' 드린다. 팬 여러분도 '백 투 백 관중 1위'를 약속해 주십시오"라고 썼다.

SSG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관중 1만3천63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천을 연고로 한 야구단 중 최초다.

김광현은 "SK 와이번스 시절에 좋은 성적을 냈을 때도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그런데 관중 동원 1위라는 타이틀은 더 큰 힘을 주더라"며 "우리 선수들도 '우리는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 팀'이라는 자부심을 느꼈고, 그 자부심이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감동을 또 느끼고 싶다"는 김광현은 "팬들께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시라'고 부탁드리려면 우리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SNS에 '백 투 백 우승 약속'을 먼저하고 '백 투 백 관중 동원 1위'를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역전승 기쁨 관중과 나누는 SSG 랜더스 선숫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광현은 '말의 무게'도 실감했다.

그는 "내 한 마디가 후배들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 걸 느낀다. 신중하되,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패했을 때 '결국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내 말의 무게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이 SNS로 공언한 '백 투 백 우승'도 SSG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김광현은 "당연히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그러나 2022시즌을 치르면서 우리 팀에 전력 이상의 힘이 생겼다. 전력도 잘 유지했다"며 "어려워도 팬과 팀, 팬을 위해 해내야 한다. 나와 동료들이 또 한 번 최선을 다해 경기하고, 우승하는 모습을 팬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광현은 후배들과 오는 20일까지 오키나와 미니캠프를 열고 돌아와, 설 연휴를 보낸 뒤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으로 건너간다.

김광현은 "백 투 백 우승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1일에 자녀들과 부모님이 계신 안산을 찾았다. 마침 설 연휴도 1월 말이어서,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보내고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가족도 SSG 우승을 바라는 팬이다. 명절을 가족과 보낼 수 있게 된 것도 내겐 백 투 백 우승에 도전할 힘을 준다"며 '아버지 김광현', '아들 김광현'의 책임감도 드러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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