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의 신년 화두는? 기술 초격차·친환경 전환·고객 가치 혁신

2023. 1. 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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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느 때보다 어렵다” 위기 극복 구체적 대안 제시
기술 초격차·인재 확보·친환경 전환·고객 가치 혁신 등 화두
사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각 사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정찬수·양대근·김은희 기자] 재계 총수들은 2023년 계묘년(癸卯年) 신년사 및 첫 행보를 통해 “올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된다”면서 위기 극복 키워드로 ▷기술 초격차 ▷인재 확보 및 조직문화 개선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가치 제고 및 친환경 전환 ▷고객 가치 혁신 등을 제시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들은 미래 생존을 위한 기술 우위와 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지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개최되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삼성그룹 사장단과 만찬을 갖는다. 이어 스위스 다보스포럼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신공장 착공식 등에 잇따라 참석할 전망이다. 테일러시 신공장은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전초 기지로 지목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오프라인 신년회를 열고 직접 신년사를 발표한다. 본사가 아닌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며,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 기술 역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새로운 영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 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임직원 개개인의 끊임없는 혁신을 당부했다.

인재 확보와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강조도 이어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함해 지속적인 신사업 확장과 사업 재편 같은 미래 지향적 경영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문화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글로벌 최고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비합리적 관행이나 관성을 과감히 벗어 던지는일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추진한 디지털 혁신과 스타트업 투자로 만든 사업생태계는 유례없는 장기 침체기를 맞아 생존력을 높이고 신사업을 창출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경식 CJ그룹 회장 역시 “최고 인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사내벤처, 스핀오프 등 다양한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면서 “구성원의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전방위적 조직문화 혁신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각 사 제공]

ESG 경영을 위한 친환경 전환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 참석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으로 인류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지구와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지목하면서 “기후변화·질병·빈곤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업이 앞으로 인류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영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ESG 가치 제고와 조직문화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안전·환경·탄소중립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여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이날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CFE(탄소 배출이 없는 전력)와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면서 이를 위해 향후 8년 동안 총 20조원 이상을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고객 가치 혁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지목한 총수들도 적지 않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여러분이 LG의 주인공이 돼 ‘고객 가치’를 찾는 한 해가 되자”는 신년사를 전하면서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 온 ‘고객 가치 경영’ 메시지를 한 단계 더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더 큰 위기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상품·서비스로 고객과 대화 등을 당부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새해에 더욱 거친 경영 환경이 예상되지만 도전적인 자세로 자신감을 갖고 미래 선점의 기회를 찾자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신중함을 취한다 해서 소극적이어서는 안 되며 업무 일선에서는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역시 “고객 목소리 경청 활동(VOC)을 넘어, 고객 몰입으로 나아가야 생존할 수 있다”면서 “고객을 다면적·다차원적으로 깊이 이해해야 한다”며 ‘고객 몰입 경영’을 주문했다.

사진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각 사 제공]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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