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인파 참사'는 없다…부산이 선보인 '전국 최초' 두가지

이유진 기자 2023. 1. 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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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인파 조망하는 혼잡안전관리차량·키다리경찰관 등장
해운대구, 주최 없는 행사도 선제적 안전관리…사고 가정 모의훈련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혼잡안전관리차량'에 탑승한 경찰이 해맞이 인파를 관리하고 있다.(부산경찰청 제공)

(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 =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부산에서 열린 대규모 행사장에는 인파를 관리하기 위한 ‘혼잡안전관리차량’과 ‘키다리 경찰관’이 등장했다.

부산에서도 특히 관광객의 방문이 많고 대규모 축제가 자주 열리는 해운대구는 이태원 참사 6일 만에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주최가 없는 행사에서도 강화된 안전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열리지 못했던 축제나 행사가 3년 만에 정상 개최되면서 관계 기관은 모의 훈련을 하는 등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3년 만의 해맞이 행사에 10만 인파…헬기 띄워 밀집도 파악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부산지역 해맞이 행사에는 많은 인파가 모였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일 해운대해수욕장에는 3만7000여명, 광안리해수욕장에는 3만5000여명 등 부산지역 일출 명소에 약 10만6000명의 방문객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당초 경찰이 예상한 6만여명보다 4만명을 훌쩍 넘은 수치다.

2년 연속 해수욕장을 폐쇄하는 등 방문객의 출입을 막고 해맞이 행사도 열지 않았으나,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노마스크’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게 되면서 많은 인파가 모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은 주요 일출 명소 13곳에 기동대 5개 중개 350명, 경찰서 자체 인원 381명 등 731명을 배치했다.

이와 함께 헬기를 띄워 인파 밀집도를 파악했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첫날인 1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상공에 경찰이 헬기를 띄워 해맞이 인파 밀집도를 파악하고 있다.(부산경찰청 제공)

해맞이 인파가 많이 모이는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에는 ‘혼잡안전관리차량’을 배치했고,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광장 등에도 ‘키다리경찰관’을 배치해 인파를 관리했다.

해운대구는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1㎡당 3명으로 제한해 인파를 관리했다.

남구도 일출 명소인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에 예상 방문객 2000여명의 10%보다도 많은 안전요원 281명을 배치해 안전, 교통, 화재, 의료 등을 관리하도록 했다.

이날 경찰에는 차량통행불편 등 19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나 인파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운대구, 주최자 없는 행사도 선제적 안전관리체계 가동

대규모 행사가 자주 열리는 부산 대표 관광지 해운대구는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6일 만에 주최가 없는 행사에서도 강화된 안전관리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처럼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경우 지자체가 별도 안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발생하는 안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다.

이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행사와 축제의 주최 여부와 관계없이 지자체가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보다 2개월 정도 앞선 조치다.

부산 수영구 광안역에서 열린 '제17회 부산불꽃축제 안전대책 현장점검'에서 구급대원들이 CPR훈련을 하고있다. 2022.12.14/뉴스1 ⓒ News1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경우 행사 성격에 맞는 담당부서를 지정해 1차 부구청장 주재, 2차 구청장 주재의 안전대책회의를 열고,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 회의를 통해 합동 컨트롤타워와 핫라인도 구축했다.

구청장은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현장상황실에 상주해 시간대별, 단계별 현장상황을 관리한다.

인파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완충지대를 마련하고, 밀집도 관리를 위해 행사장 내 인파는 1㎡당 3~5명 이하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에 해운대구는 1월1일 해맞이 축제 나흘 전에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 행안부, 부산시, 소방, 경찰, 해경, 육군 53사단 등 관계 기관과 인파 밀집사고 대응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인파사고로 부상자나 사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응급조치, 구조활동, 병원이송 등의 과정을 모의로 실행하는 식이었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제17회 부산불꽃축제'에서 경찰관들이 혼잡관리차량을 이용해 인파가 몰리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2022.12.17/뉴스1 ⓒ News1

◇현장 조망하며 인파관리…국내 최초 ‘혼잡안전관리차량’ 투입

이태원 참사 이후 부산에서 열린 대규모 축제나 행사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의 ‘DJ폴리스’ 기능을 구현한 ‘혼잡안전관리차량’이 등장했다.

DJ폴리스는 콘서트장의 DJ처럼 경찰이 지휘차 위에 올라가 길 안내 등 인파를 관리하고 군중사고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거리에서 활용되면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17일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는 이동식 방송시스템을 장착한 혼잡안전관리차량 2대를 운용해 인파를 관리했다.

이 차량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지스타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등장했다.

한달 뒤인 지난해 12월17일에는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부산불꽃축제에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좀 더 인파관리 기능이 강화된 혼잡안전관리차량 10대가 배치됐다.

차량에 단상이 마련돼 경찰관이 올라가 인파를 내려다보며 안전 관련 방송을 할 수 있는 구조로 개조됐다. LED스크린에는 안전 관련 멘트가 표출됐다.

경찰관이 약 70㎝ 높이의 간이사다리에 올라가 메가폰으로 안내방송을 하는 형태의 ‘키다리 경찰관’도 불꽃축제 행사장 일대 7곳에 배치됐다.

연말연시 타종행사가 열린 용두산공원과 해운대·광안리해수욕장 등 부산 일출 명소에도 혼잡안전관리차량과 키다리 경찰관이 곳곳에 배치됐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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