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의 현장에서] 2023년, 그리고 자동차산업

2023. 1. 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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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새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해결해야만 하는 큰 숙제를 두 개나 받았다.

현재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대기업 의존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

자동차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중 5%만을 수입산 제품에 의존했지만 전기차 부품은 32%를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2023년 한국 자동차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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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癸卯年) 새해, 한국 자동차산업은 해결해야만 하는 큰 숙제를 두 개나 받았다. 주요 선진국들은 자국 산업을 위협하던 신흥국들에 맞서서 보호무역주의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또 공해와의 싸움에서 ‘내연기관차’를 포기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대안이 필요하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2022년은 자동차업계가 회복의 해였는데 2023년에는 자동차업계에 먹구름이 낄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해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고, 현대자동차 노사관계도 점차 상생의 관계로 가고 있다”면서 “앞선 문제들이 해결되니 더 큰 숙제가 왔다”고 우려했다. 그의 발언 중심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IRA는 미국 소비자가 최대 7500달러(약 975만원)에 달하는 전기차보조금을 받으려면 북미지역에서 ‘최종 조립’된 차를 사야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장 지금 계약이 이뤄지는 현대차그룹 자동차는 현지 시장에서 북미 업체들보다 최대 1000만원씩 가격경쟁력이 뒤처지게 된다. 사실 이제 글로벌 기업이 된 현대차그룹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당장 1~2년 만에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서 만든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공장 가동시기를 앞당길 방법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경제에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자동차산업에서 가장 큰 부분을 담당하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전기차를 최종 조립한다는 것은 국내에서 조립되는 전기차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국내 수출은 줄어들고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보호무역주의정책이 미국에서만 끝나리란 보장도 없다. 미국이 첫삽을 뜬 만큼 유럽(EU) 등 다른 경제 축이 보호무역주의정책에 동참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우리는 여기에 잘 준비돼 있는가? 질문한다면 ‘그렇다’고 쉽게 답변할 수 없을 것 같다. 현재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대기업 의존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 또 친환경차시장 확대에도 기술발전 없이 이전의 내연기관 차량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자동차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기존 내연기관차 부품 중 5%만을 수입산 제품에 의존했지만 전기차 부품은 32%를 해외에서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부품업체들이 선진화되지 못해 2030년까지 총 10만8000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2023년 한국 자동차산업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 부품회사가 기술 부족으로 문을 닫고 최종 조립이 국내에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업계 전반에 한파가 닥칠지도 모른다.

계묘년이 상징하는 검은 토끼는 ‘재빠른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토끼에서 신속성, 검은색에서 지혜의 의미가 담겨 있다. 토끼처럼 빠르게 그리고 현명하게 돌파구 찾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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