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 벗고 산업 봐달라” 중소 태양광업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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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시장의 비리와 혼탁을 잡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인 태양광 산업 자체를 색안경끼고 바라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0여개에 달하는 태양광 관련 법인, 개인 사업자 중 90% 정도는 흔히 말하는 잡상인 수준에 그친다. 발전 사이트를 개발해 일반 쪼개기 식으로 분양해 수익을 챙기는가 하면, 발전 시설 개발을 명목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일으킨 이후 자금을 빼돌리는 등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당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까지 싸잡아 비판을 받게 된 이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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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시장의 비리와 혼탁을 잡는 건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인 태양광 산업 자체를 색안경끼고 바라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중소 태양광발전업체 관계자의 호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에너지 정책의 무게 중심이 원자력 발전 확대로 쏠리고 있다. 지난 정부 때 전력수급계획의 대대적 전환이 예고된 것.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속도 조절은 당연한 수순으로 읽힌다.
문제는 태양광 산업과 관련 업체들을 비리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전 정부가 키워놓은 태양광 사업 관련 예산과 지원사업을 노린 이권 개입, 난개발·인허가 등 각종 개발 비리가 횡행했던 것은 사실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0여개에 달하는 태양광 관련 법인, 개인 사업자 중 90% 정도는 흔히 말하는 잡상인 수준에 그친다. 발전 사이트를 개발해 일반 쪼개기 식으로 분양해 수익을 챙기는가 하면, 발전 시설 개발을 명목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일으킨 이후 자금을 빼돌리는 등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정당하고, 성실하게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까지 싸잡아 비판을 받게 된 이유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이같은 태양광 시장의 부조리를 잡기 위해 철퇴를 꺼내 든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올해 중순부터 태양광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을 정도.
국내에서 80여개 발전 사이트를 운영 중인 한 업체는 올 여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석달 간 자금, 회계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이어 지난달부터는 국세청에서 직전 3년에 해당하는 세무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사는 비단 이 업체뿐만 아니라, 업계 대부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 입장에서 세무조사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조사가 들이닥치면 세무당국의 자료 요청과 조사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조사를 이유로 경영자료, 컴퓨터 등을 압수 당하면 회사 자체가 올스톱될 수도 있다. 영세한 중소 업체들은 생존을 걱정할 지경이다.
업계 일각에선 이같은 정부의 칼날을 예견된 일이었다고 보기도 한다. 어지럽던 시장을 정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도 말한다.
그러면서도 태양광 산업과 시장, 더 나아가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위축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재생 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탄소국경세나 그린 텍소노미(Green Taxonomy), RE(Renewable Energy)100 등 신재생 에너지의 역할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태양광 발전 시장의 위축은 에너지 정책은 물론 미래 국가경제의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태양광 발전 업체의 한 임원은 “국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이 없는 현실에서 원전은 신재생에너지가 될 수 없다. 수백개 대기업들이 RE100 실천 선언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사용할 신재생 에너지는 어디서 구할건가.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가장 빨리 보급할 수 있고, 효율이 검증된 게 바로 태양광이다. 정치적인 프레임을 씌워 태양광 발전 시장을 봐선 안된다.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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