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 "올해도 어렵다…선제적 리스크 관리해야"
기사내용 요약
신년사 키워드는 '위기 속 리스크 관리'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권 수장들은 올 한 해에도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에 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하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 경기가 위축되고,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높을 것이란 진단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최우선 과제로 '금융시장 안정 확립'을 내세웠다. 고물가·고금리의 고통을 가장 크게 느낄 취약계층이 힘든 시기를 잘 버틸 수 있도록 돕고, 불안정한 거시경제 여건에 대비해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올해에도 우리를 비롯한 주요국 경기가 위축과 유동성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부동산시장 리스크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기관 유동성 확보 지원과 추가적인 규제 유연화, 금융안정계정 설치, 기안기금 활용 확대 등을 계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증가세는 둔화됐으나 크게 누적된 가계부채가 금융시스템의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상환능력기반 대출관행 정착과 분할상환 확대를 유도하고 취약차주 채무조정 프로그램의 보완·확대를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신년사에서 "복합위기 리스크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금융시스템 안정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내외 리스크요인별 상시감시와 취약부문 잠재리스크 점검을 강화해 금융권의 위기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등 고위험자산의 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는 등 선제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국내에서 부동산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관련 금융시장의 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의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금리인상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물가·경기·금융 안정 간 상충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올해는 어느 해 보다 더 정교한 정책 대응이 필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도 각별히 유의하고,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 회장 등 은행권 수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한 해 뜻 깊은 성과에도 더욱 험난한 환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글로벌 위기의 폭풍이 거세고, 3고(高) 현상이 불러온 저성장 앞에 우리 사회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즉생 정즉사(變卽生 停卽死·변화하면 살아남고 안주하면 사라진다)'를 언급하며 "변화 없이는 성장과 도약도 없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금의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덩치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혹한기 또는 빙하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것"이라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상반기까지는 자산 건전성, 자본비율, 유동성 관리에 집중해 체력을 적절히 비축해야 한다"며 "코로나 여신지원 연장에 따라 건전성에 착시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만큼 잠재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데 반해 정작 우리는 이를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매번 심각한 위기설에도 지속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는데, 이같은 인지부조화로 애써 눈앞의 위기를 간과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새해에 금융산업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에 두고 경영의 내실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내외 거시경제의 변동성과 금융 시스템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블랙스완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위기 상황에서는 자칫 사소해 보이는 꼬리 리스크도 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과도할 정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권 수장들은 현재의 위기가 오히려 재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글로벌 경제가 성장둔화에 공급망 재편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복합위기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두운 면,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한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회장도 "올 한 해는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한다"면서 "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고객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회장 역시 "어려운 매크로 환경이지만 기회의 문도 열려 있다"며 "우리는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기조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단단하게 다지면서 사업영역 확장 기회를 꾸준히 모색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회장은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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