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안중근 이 시대로 불러오고 싶었죠”
이지훈 기자 2023. 1. 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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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1879~1910)는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이로부미를 사살했을 당시 서른 살 청년이었다.
청년 안중근의 가장 뜨거웠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의 작곡가 오상준(54)을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났다.
뮤지컬 '영웅'을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그에게 "눈 내리는 만주 벌판에서 안중근 의사가 말을 타면서 독립운동하는 걸 상상해보라"며 작곡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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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웅’ 작곡가 오상준 인터뷰
안중근 의사(1879~1910)는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이로부미를 사살했을 당시 서른 살 청년이었다. 청년 안중근의 가장 뜨거웠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의 작곡가 오상준(54)을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났다.
“관객이 과거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청년 안중근을 지금 시대로 불러오고 싶었습니다. 웅장함, 비장한 선율도 담고 있지만 빠른 템포의 곡이 다수 포함된 이유입니다.”
2008년 9월 13일. 오상준 작곡가는 첫 곡을 작곡했던 날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뮤지컬 ‘영웅’을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그에게 “눈 내리는 만주 벌판에서 안중근 의사가 말을 타면서 독립운동하는 걸 상상해보라”며 작곡을 제안했다. 미팅 후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서 문득 선율이 떠올랐다. 타이틀곡인 ‘영웅’의 도입부였다.
“작곡을 제안 받았을 때 저는 큰 일이 생겼다는 두려움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어요. 감히 비교할 순 없지만 거사를 앞둔 청년 안중근의 마음과 조금이나마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그로부터 1년 남짓한 동안 뮤지컬 ‘영웅’에 수록된 넘버 31곡을 완성했다. 모든 곡이 ‘영웅’처럼 단박에 떠오른 건 아니었다. 2막 중반, 안중근이 거사를 실행하기 전 기도하며 부르는 ‘십자가 앞에서’는 며칠을 고민해도 단 한 음정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엔 비장하게 내지르는 곡을 쓰려 했어요. 근데 연출님이 이 곡은 내면으로 삭혀야 한다고 하더군요. 강한 의지와 굳은 신념으로 결심은 했지만 막상 맞닥뜨리려니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안중근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줘야 했죠.”
뮤지컬 ‘영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넘버는 ‘누가 죄인인가’.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안중근 역의 배우들은 이 곡을 부르며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하나하나 열거한다. 그는 “이토의 15가지 죄상을 한 곡에 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이 컸다”며 “말하는 것처럼 빠른 템포로 시작하고 단계별로 박자의 변화를 주는 등 많은 시도를 했다”고 했다.
뮤지컬 ‘영웅’과 같은 날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에도 그가 작곡한 ‘영웅’의 넘버 16곡이 그대로 담겼다.
“억압받던 시절의 한 줄기 빛 같았던 영웅을 매일 기리며 살 순 없지만 마음 한편에 담아두는 건 값진 일입니다. 뮤지컬과 영화를 통해 산 자의 가슴 속에 죽은 자의 정신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2월 28일까지, 6만~15만 원.
안중근 의사(1879~1910)는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이로부미를 사살했을 당시 서른 살 청년이었다. 청년 안중근의 가장 뜨거웠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웅’의 작곡가 오상준(54)을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만났다.
“관객이 과거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청년 안중근을 지금 시대로 불러오고 싶었습니다. 웅장함, 비장한 선율도 담고 있지만 빠른 템포의 곡이 다수 포함된 이유입니다.”
2008년 9월 13일. 오상준 작곡가는 첫 곡을 작곡했던 날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뮤지컬 ‘영웅’을 제작한 윤호진 에이콤 대표는 그에게 “눈 내리는 만주 벌판에서 안중근 의사가 말을 타면서 독립운동하는 걸 상상해보라”며 작곡을 제안했다. 미팅 후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서 문득 선율이 떠올랐다. 타이틀곡인 ‘영웅’의 도입부였다.
“작곡을 제안 받았을 때 저는 큰 일이 생겼다는 두려움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었어요. 감히 비교할 순 없지만 거사를 앞둔 청년 안중근의 마음과 조금이나마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그로부터 1년 남짓한 동안 뮤지컬 ‘영웅’에 수록된 넘버 31곡을 완성했다. 모든 곡이 ‘영웅’처럼 단박에 떠오른 건 아니었다. 2막 중반, 안중근이 거사를 실행하기 전 기도하며 부르는 ‘십자가 앞에서’는 며칠을 고민해도 단 한 음정도 생각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엔 비장하게 내지르는 곡을 쓰려 했어요. 근데 연출님이 이 곡은 내면으로 삭혀야 한다고 하더군요. 강한 의지와 굳은 신념으로 결심은 했지만 막상 맞닥뜨리려니 얼마나 두려웠겠어요. 안중근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줘야 했죠.”
뮤지컬 ‘영웅’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넘버는 ‘누가 죄인인가’. 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안중근 역의 배우들은 이 곡을 부르며 ‘이토 히로부미를 죽인 15가지 이유’를 하나하나 열거한다. 그는 “이토의 15가지 죄상을 한 곡에 담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지루하지 않을까 고민이 컸다”며 “말하는 것처럼 빠른 템포로 시작하고 단계별로 박자의 변화를 주는 등 많은 시도를 했다”고 했다.
뮤지컬 ‘영웅’과 같은 날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영화 ‘영웅’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영화에도 그가 작곡한 ‘영웅’의 넘버 16곡이 그대로 담겼다.
“억압받던 시절의 한 줄기 빛 같았던 영웅을 매일 기리며 살 순 없지만 마음 한편에 담아두는 건 값진 일입니다. 뮤지컬과 영화를 통해 산 자의 가슴 속에 죽은 자의 정신이 살아나는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2월 28일까지, 6만~15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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