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봉의 10배… 그래도 펠레와 같은 팀 뛰어 영광"
AFP와의 인터뷰에서 고인과의 추억 회상
"스타지만 소탈해… 美에 축구 유산 남겨"
스미스가 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때 팀 동료였던 펠레와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지난해 12월 대장암 투병 끝에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펠레는 스미스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많았고 또 훨씬 더 유명한 슈퍼스타였지만 둘은 끝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펠레는 1977년 뉴욕 코스모스를 북미축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뒤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미국은 아메리칸풋볼(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이 인기 종목이고 축구는 상대적으로 낯선 운동이다. 유럽을 포함해 절대다수 국가가 ‘풋볼’(football)로 알고 있는 축구가 미국에선 ‘사커’(soccer)로 불리는 것이 축구 불모지로서 미국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193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 시작되고 전 세계적으로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자 미국도 1960년대 말 축구 프로리그를 출범시킨다. 1970년대 들어선 미국인들 사이에 축구 붐을 일으키고자 세계적 스타들을 자국 리그에 영입하는 마케팅 전략을 채택한다. 펠레를 비롯해 프란츠 베켄바워(독일),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바비 무어(영국), 조지 베스트(영국) 등 전성기가 지난 노장 선수들이 이 시기 미국 리그에서 뛰었다.
스미스는 펠레가 미국 땅에 심은 축구의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 화려한 꽃을 피우길 희망한다.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당시 미국은 잉글랜드와 비길 정도의 경기력을 과시하며 16강에 올랐다. 비록 우승 후보 네덜란드한테 1-3으로 지며 8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마침 미국은 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을 캐나다·멕시코와 공동으로 주최한다. 스미스는 “미국은 펠레의 유산을 토대로 이제 자국 선수들의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며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을 계기로 축구가 미국 스포츠로 뿌리를 깊이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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