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 연락한 380여 명 전수조사 거의 완료…이번주 검찰 송치

동거녀와 택시 기사를 잇달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 (31)의 추가 범행 가능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최근 이 씨와 1년간 연락한 주변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대부분 완료했습니다.

오늘(2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이 씨와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전화를 한 380여 명의 95%가량은 연락이 전부 닿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10여 명은 통신사 문제 등으로 확인이 늦어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추가 피해자로 의심될 만한 정황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만 택시 기사처럼 평소에는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고, 이 씨가 검거 당일에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시비가 붙었던 사실이 알려진 만큼 경찰은 그의 과거 행적과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기영이 검거되던 지난해 12월 25일 새벽 고양시의 한 번화가에서 갑작스러운 이 씨의 제안으로 술자리를 가졌던 A 씨(22)는 언론에 "포차에서 일행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데 이기영이 갑자기 고기를 사준다며 합석을 제안했다"면서 "자리를 옮겨 같이 고기를 먹고 나서 밖으로 나왔는데, 다짜고짜 이기영이 뺨을 때려서 맞았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이게 됐고, 이 씨는 이날 오전 인근 병원에서 상처 치료를 받다가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어 A 씨는 "당시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해서 넘어갔었는데 '사람 죽여봤냐', '100억 주면 사람 죽일 수 있냐'고도 했다"며 "제 후배더러 '나도 중졸이라 너한테 공감이 되니, 너는 내가 먹여 살려 주겠다'는 식의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자신이 건물주라는 등의 말을 하며 실제보다 재력을 과시하는 듯한 이기영의 모습도 전했는데, 이는 이전까지 알려진 목격담에서 공통되게 언급되던 지점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태도 등을 포함해 이기영에게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이 있는지 분석 중인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한 면담을 주말 사이 마쳤습니다.

면담 결과 외에도 과거 범죄 이력, 유년기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해서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음주운전 등을 해 전과 4범인 이기영은 약 1년 전 출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씨에게 강력범죄 전과는 없습니다.

경찰은 구속 기한이 만료되는 이번 주 중으로 범행의 고의성 등을 추가로 입증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씨에게 현재 적용된 혐의는 살인 및 사체 은닉, 절도, 사기,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등입니다.

지난해 8월 7∼8일 사이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50대 여성 A 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내다버린 혐의와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 같은 집에서 60대 택시 기사 B 씨를 둔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옷장에 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두 사건에서 이 씨는 범행 직후 피해자들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마구 쓰거나 대출을 받는 등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피해자 2명에게서 편취한 금액은 7천여만 원으로 추산됩니다.

이 씨의 체포일로부터 원래의 구속 기한인 열흘이 만료되는 시점은 3일입니다.

그러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 등으로 수사를 진행하지 못한 하루이틀은 전체 시한에서 제외할 수 있어 경찰은 4∼5일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씨가 검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포토라인 등을 통해 취재진 앞에 얼굴을 보일 것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흉악범의 신상정보로 공개된 멀끔한 증명사진이 실물과 전혀 다르다는 논란이 계속된 만큼 경찰도 이기영의 실물이 취재진에 의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