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대행사’ 작가 “악인 만들고 싶지 않았다”

박아름 2023. 1. 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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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남성인 송수한 작가는 왜 고아인의 성공 신화에 주목했을까.

JTBC 새 토일드라마 ‘대행사’(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 송수한 작가와의 일문일답이 1월 2일 공개됐다.

‘대행사’는 VC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최초를 넘어 최고의 위치까지 자신의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린 우아하게 처절한 광고인들의 전투극이다.

극 중 고아인(이보영 분)은 독하게 성공을 좇아 그룹 내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된 인물이다. 송수한 작가는 ‘대행사’ 속 고아인이 유난히 성공을 좇는 이유를 묻자 "그녀에게 성공은 트로피가 아닌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갑옷이다. 고아인에게 성공은 누구 위에 서고 싶은 욕망이기 보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에 가깝다"고 답했다.

고아인이 성공을 ‘갑옷’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대행사’ 인물들이 각자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다르다. 특별히 성공을 키워드로 잡은 이유에 대해 송수한 작가는 "‘대행사’ 안에 악인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다.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 쉽게 악인을 만든다. 그래야만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쉬우니 이해는 한다. 하지만 나와 갈등하는 사람과 미워 죽겠는 사람도 찬찬히 살펴보면 그들에겐 그들만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선과 악의 대결보단,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벌어지는 갈등, 모두가 앉고 싶은 자리가 단 하나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고아인은 광고를 매우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녀에게 광고란 어떤 의미일까. 송수한 작가는 "옷 입고 할 수 있는 가장 즐거운 밥벌이이자 힘든 만큼 지루하지는 않은 일이다. 승패가 빠르고 명확하게 판가름 나는 일이기 때문에 그녀의 성향과도 잘 맞았을 거다"고 말했다.

고아인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해선 "1위 일, 2위 돈, 3위 나. 고아인은 철저한 워커홀릭이다. 워커홀릭에겐 저 세 가지 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송수한 작가는 고아인을 만난다면 하고 싶은 말이 했다. 송수한 작가는 “야! 쓸데없이 없이 행복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 소리 듣지도 마라. 행복 자체가 잘못된 말이다. ‘요행’할 때 행(幸)에 ‘복되다’ 할 때 복(福), 이게 ‘Happiness’냐? ‘Lucky’지! 남들이 ‘너 워커홀릭이야. 적당히 좀 해!’라고 하는 말 듣지 마라.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보고, 더 해봐라. 세상의 변화는 너 같은 워커홀릭들이 만드는 거니까. 다만, 그냥 워커홀릭은 좀 후지다. 건강한 워커홀릭이 돼라. 여기서 너의 선택이 필요하다. ‘건강함’이라는 단어에 어떠한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 거기서 네 인생이 바뀔 거다. 성공해라”고 이야기했다.

송수한 작가는 이보영, 조성하, 손나은, 한준우, 전혜진 등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송수한 작가는 "잘할 수밖에 없는 분들이 캐스팅됐기 때문에 100% 신뢰하고 있다. 나만 게으름 피우지 않으면 좋은 드라마 만들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대본을 빨리 써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털어놨다.

‘대행사’에서 가장 좋아하거나 기대되는 장면에 대해선 "1부 첫 장면에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를 좋아한다"며 " ‘대행사’도 1부 첫 장면에 많은 것들이 함의돼 있다. 또한 각 회차의 엔딩도 기대해서 보셔도 좋을 것 같다"고 관전포인트를 제시하기도.

마지막으로 송수한 작가는 "포기가 배추밭처럼 널려있는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나보다 돈이 많거나, 직위가 높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기대서 내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져간다. 나를 포함해서, 누구라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럴 때 어떠한 상황에서도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강자 앞에서 고개 숙이지도 않으면서 자기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그런 고아인을 보라고 말하고 싶다. ‘성공’이 서사를 이끈다면, 주체성’은 중심을 잡아주는 키워드이자, 이 드라마의 메시지다. 16부를 다 보고 나면 왜 제목이 ‘대행사’이고, 왜 저런 단어들이 자주 나왔는지 아시게 될 거다"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언급했다.

이어 "드라마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하나의 행동은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행사’를 다 보고 나면 뭐라도 하고 싶어 졌으면 한다. 하다못해 내 방 청소, 동네 산책이라도. 그러고 나면 두려움이 조금은 사라지고, 나도 무언가 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질 거다. 지금, 당장,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사소한 그 무엇이라도"라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대행사'는 ‘재벌집 막내아들’ 후속으로 오는 1월 7일 첫 방송된다. (사진=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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