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얼라인, 이번엔 은행株 주주행동 나선다

강은성 기자 2023. 1.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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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7개 은행지주에 일제히 공개 주주서한 발송
자본배치 및 주주환원 정책 도입 요구…답변 불충분시 '행동' 개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이사. 2022.12.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만성 저평가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은행주(株)의 가치 상승을 위해 행동주의펀드로 잘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행동에 나선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내 3대 연예기획사 에스엠(SM)과 이수만 SM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의 결별을 이끌어내며 에스엠의 주가를 크게 끌어올리는 등 행동주의펀드의 긍정적 결과를 도출해낸 바 있다.

2일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7개 상장 은행지주를 대상으로 공개 주주서한을 보내 자본배치 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주서한에서는 오는 2월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하라고 요구했다.

대상 은행은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이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그간 국내 상장 은행들은 예외 없이 해외의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며 "오랜 노력으로 해외 유수 은행에 비견되는 자산건전성,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갖추었음에도, 비효율적인 자본배치와 부족한 주주환원으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는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번 주주행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국내 은행주들은 현재 평균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0.3배에 거래되고 있다. 장부가치의 3분의1만을 시가총액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이는 평균 PBR 1.3배에 이르는 주요 해외 은행들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평가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져봐도 주요 해외 은행들이 9.5배로 거래되는 것에 비해 국내 은행은 3.1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한 국내 은행주 저평가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되어 국내외에서 만성적 문제로 여겨져 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러한 저평가의 핵심 원인으로 은행업에서의 이익이 주식시장에서 PER 3배 수준으로 크게 저평가 받는 상황에서도 경쟁적으로 자산 규모의 빠른 성장을 계속해서 추구한 국내 은행들의 비효율적인 자본배치정책을 꼽았다.

아울러 규모가 부족하고 가시성도 낮은 주주환원 역시 은행주 저평가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의 ROE가 평균적으로 약 10%정도이고 PER이 약 3배로 저평가된 상황에서는 대출자산 성장에 추가적인 자본 1조를 투입할 때 불과 3000억(1조원 x ROE 10% x PER 3배) 수준에 불과한 가치가 주주에 귀속되므로 이는 비효율적인 자본배치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금액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면 1조원 전체가 주주에게 귀속된다.

이창환 대표는 "은행업에서 창출되는 이익에 대한 거래배수가 현재처럼 크게 저평가일 때에는 대출 성장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내 은행들이 앞으로 대출 성장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한다면 자본비율을 지금보다 유지 혹은 개선하면서도 매년 최소 당기순이익 50% 수준의 주주환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서한에서 요구한 답변기일인 2월9일까지 은행들이 답변이 없거나 주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답변을 할 경우, 다가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에 관한 주주제안을 진행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리적인 자본배치정책과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이사회 결의로 공식 도입할 때까지 캠페인을 지속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창환 대표는 "국내 자본시장의 오랜 숙제였던 은행주 저평가를 극복한다면 단순한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경쟁력을 한 층 더 높일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경제 전반의 자금중개를 주도하는 은행이 주식시장에서 지금과 같이 과도하게 저평가될 시 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데, 위기 상황에서 은행의 자본조달능력은 국가경제의 위기극복능력 및 안정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주주환원 합리화와 함께 그간 과도했던 대출자산 규모 성장 경쟁을 완화시켜 대한민국 금융시스템 전반의 과도한 레버리지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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