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살 남아" 김현 '재벌집 막내아들'로 얻은 영광의 훈장 [★FULL인터뷰]

최혜진 기자 2023. 1. 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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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이필옥 역
[스타뉴스 최혜진 기자]
/사진=판타지오
배우 김현이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영광의 훈장을 얻었다.

김현은 지난 25일 종영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연출 정대윤)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작품에서 얻은 첫 번째 훈장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김현은 1992년 연극 무대로 데뷔, 2016년 드라마 '아이가 다섯'으로 안방극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인지도가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재벌집 막내아들' 흥행과 함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마지막 회 26.9%(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올해 방영된 전 채널 미니시리즈 중 최고 기록이다. 또 '부부의 세계'(28.4%)에 이어 JTBC 역대 드라마 2위에 올랐다.

작품 흥행과 함께 김현을 향한 관심도 커졌다. 이에 대해 김현은 "나란 사람이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집중을 받아 본 적이 처음이다. 그래서 내게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을 만난 듯싶다"고 말했다.

김현은 이러한 인기가 얼떨떨하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나랑은 상관없는 것 같았다. 얼떨떨했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면 그런 표현을 하지 않냐.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얼떨떨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관심에 너무 도취되지 않으려고 한다. 김현은 "다행히 내가 나이가 있어 우여곡절도 겪었고, 무대 생활을 오래 했다. 그래서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마인드가 강하다. 똑같이 상대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성품 그대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JTBC
김현은 극 중 순양그룹 창업주이자 회장인 진양철(이성민 분)의 아내 이필옥으로 등장했다. 1971년생으로 51세인 김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노인 연기를 했다.

처음 이필옥을 만난 것은 오디션을 통해서다. 오디션에서도 오로지 이필옥 역으로만 참여했다고. 그러면서 김현은 "사실 나도 며느리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내게 딱 그 대사만 왔다"고 솔직한 이유를 털어놨다.

오디션에서 김현이 내뱉은 대사는 한 마디였다. 그는 "오디션에서는 '책이 눈에 들어오냐'며 남편(진양철)을 책망하는 대사 한 마디만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저랑 호러 하셔야 되겠는데요' 하더라. 그 정도로 셌나 싶었다"고 말했다.

연기적으론 이미 완벽한 이필옥이었지만 외형적으론 준비할 게 많았다. 특히 노인으로 변장하기 위해 특수분장도 공들여했다. 김현은 "2시간 정도 특수분장을 했다. 스태프들이 주름살을 다 만들어줬다. 거의 본드칠을 해서 영광의 주름살이 아직도 남아 있다. 중간엔 속상하기도 했으나 영광의 훈장이라 생각해서 보톡스는 맞지 않았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작품으로 인해 생긴 주름, 그것 역시 그가 생각하는 영광의 훈장이었다.

다만 백발은 분장이 아닌 본인 머리였다고. "촬영 당시 흰머리가 많았다"고 말한 그는 "감독님이 '이필옥 머리가 백발이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스태프들이 '흰머리를 계속 기르면 어떠냐'고 제안주셔서 1년 반 이상을 길렀다. 작품 속 모습은 내 머리였다"고 말했다.

/사진=판타지오
할머니 연기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고 했다. "키가 작다 보니 연극 무대에서 간간이 노인 역을 하곤 했다"고 전한 그는 "무대에서 연기 생활을 30년 이상 했다. 그중 할머니 역할도 2~3번 정도 했다. 아예 부담감이 없다고는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할머니 연기에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그러나 연기적으로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목소리 톤에 대한 부분이다. 김현은 "그냥 내 목소리로 연기를 해야 하나, 정형화된 할머니 목소리로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래서 중간 지점으로 타협했다. 조금 젊은 시절이나 흥분할 땐 내 본래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 외엔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이필옥으로 변신한 김현은 누구보다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는 이필옥에 대해 "이 여자도 사람이다 보니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장자에게 모든 것이 가야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 뜬금없이 남편이 바람을 피워서 낳은 애가 남편 눈에 들어오면 보통 인간으로선 납득이 안 되지 않냐"라며 이필옥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이어 "그런 이필옥에 대해 설득시킬 수 있는 대사들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 대사에 충실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극 초반 온화했던 이필옥은 이후 자식들을 위해 빌런을 자처하기도 한다. 자신의 아들에게 승계를 물려주고 싶어 진양철의 교통사고를 사주한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필옥의 설정은 몰랐다고 했다. 김현은 "감독님이 캐스팅을 할 때 '뒷부분에 빌런이 된다' 정도로만 말해 줬다. 그래서 교통사고 이야기가 나온 후 배우들과 서로 '범인이 누구지' 했다"고 촬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김현은 이필옥이 빌런이 되기 전과 후를 다른 모습으로 표현하려고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히 준비한 건 없지만 대본에 충실했다. '다른 얼굴 근육을 써야겠구나', '다른 눈빛을 해야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사진=판타지오
이번 작품 출연으로 얻은 것도 많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단다. 그중 가장 아쉬움이 큰 것은 연기적인 부분. 김현은 "아쉬운 건 오글거리는 연기다. 배우들은 자기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방송) 매체에서 내 연기를 보는 게 어려웠다. 어떤 사람은 모니터링을 하고, 그걸 편해하는데 나는 내가 연기하는 걸 방송을 통해 보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벌집 막내아들'은 예외였다. 흥미로운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이 그를 '본방 사수'하게 만들었다고. 그는 "1~2화는 재방송으로 봤다. 그런데 그걸 보고 '본방 사수'해야겠다 싶어서 본방송을 봤다"며 "대본을 봤을 때부터 그랬지만 '이건 대박이 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봤을 땐 내 연기력이 늘 부족하지만, 나 말고 전체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봤던 거 같다"고 전했다.

참 특별했고 달랐던 '재벌집 막내아들'이다. 김현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으나 나란 사람이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집중을 받아 본 적이 처음이다. 그래서 내겐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을 만난 것 같다"며 "잘 돼서 다행이다. 그동안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람이 있다"고 밝혔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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