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유언장 공개…"하느님께 감사, 잘못한 이들에게 용서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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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31일(현지시간) 95세의 나이로 선종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바티칸이 1일 공개한 2006년 8월 29일 자 서한에서 베네딕토 16세는 평생 자신을 인도하신 하느님과 어려운 시기에 자신에게 생명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공개된 유언장에서 베네딕토 16세가 용서를 구한 것이 가톨릭 교회 사제들의 성적 학대 혐의에 대한 사과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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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지난 12월31일(현지시간) 95세의 나이로 선종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유언장이 공개됐다.
바티칸이 1일 공개한 2006년 8월 29일 자 서한에서 베네딕토 16세는 평생 자신을 인도하신 하느님과 어려운 시기에 자신에게 생명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어 "내가 어떤 식으로든 잘못을 저질렀던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적었다. 베네딕토 16세는 그러면서 "나의 모든 죄와 결점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나를 영원한 처소로 인도하실 수 있도록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며 "나에게 맡겨진 모든 이들을 위해 날마다 간절히 기도한다"고 끝맺었다.
본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1977년 뮌헨 대주교에 올랐으며, 이후 4개월 뒤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그는 1981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발탁됐으며, 가톨릭의 전통적인 교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는 등 보수 이론가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사제의 결혼이나 여성 사제 서품, 개신교와 합동 미사 등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한 낙태·동성애·콘돔 사용·혼전 성관계·페미니즘·인간 복제 등에도 반대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교황 재임 시절,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으로 곤욕을 치렀다. 교황청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베네딕토 교황은 2011년에서 2012년까지 400명에 이르는 사제들의 성직을 박탈했다.
지난 2020년 사제 독신주의의 교리적 가치를 담은 도서 '우리 마음의 깊은 곳에서부터'의 공저자에 베네딕토 16세가 포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해당 도서에는 "남편, 아버지로서의 의무와 사제로서의 소명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언론들은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교리관에 대립각을 부추기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본문의 한 부분만 기여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2022년 1월 뮌헨 대교구 의뢰를 받아 사제의 성 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WSW 법무법인의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베네딕토 16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베네딕토 16세가 뮌헨-프라이징 대주교를 재임하던 시절인 1977~1982년 동안 발생한 4건의 성 학대 사례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베네딕토 16세는 같은 해 2월 자신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를 통해 "가톨릭교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았기에 내 재임 기간 여러 곳에서 발생한 학대와 오류에 대한 고통은 더 크다"며 "피해자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 모든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날 공개된 유언장에서 베네딕토 16세가 용서를 구한 것이 가톨릭 교회 사제들의 성적 학대 혐의에 대한 사과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미국 CNN은 베네딕토 16세가 언급한 '용서'가 해당 사안과 관련이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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