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수술한 팔로 세 살 딸을 번쩍 안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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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2터미널 3층.
세 살 딸이다.
양팔로 번쩍, 곧 왼쪽으로 옮긴다.
12~18개월이 소요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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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백종인 객원기자] 인천공항 2터미널 3층. 출국장이다. 심상치 않은 인파다. 업계 종사자들이다. 방송/스틸 카메라, 조명, 마이크…. 장비들이 세팅을 마쳤다.
잠시 후. 자동문을 통해 누군가 나타난다. 덩치 큰 안전요원이 맨 앞이다. 또 하나의 실루엣이 뒤를 잇는다. 훨씬 더 큰 체격이다. 검은색 카디건에 흰 티셔츠를 입었다. 등장과 함께 환호성이 터진다. 주인공인가 보다.
그런데 혼자가 아니다. 앙증맞은 동행이 있다. 곁에 꼭 붙어있다. 인파에 놀라 멈칫거린다. 그러자 카디건 차림이 번쩍 안아 올린다. 순간을 놓칠 수 없다. 카메라 플래시가 쏟아진다. 수십개의 섬광이 터진다.
어리둥절~. 한쪽에서 누군가 다가선다. ‘앙증맞은’의 할아버지다. 하지만 괜찮다. 카디건이 손을 젓는다. 덕분에 카메라들은 안심이다. 흔치 않은 부녀의 샷이다. 한동안 렌즈에 담을 수 있다. 며칠 전 코리안 몬스터의 출국 장면이다. (12월 29일)
눈길을 끄는 순간이다. 먼 길을 먼저 떠나는 아빠. 고사리 같은 안녕. 애틋하고, 짠함이 묻어난다. 그러나 안타까운 감상(感傷)이 전부는 아니다. 또 다른 접근을 해야 한다. 전달자의 숙명이다. 동작에 대한 분석(?)이다.
세 살 딸이다. 눈에 넣어도 아플 리 없다. 안아 올리는 게 대수겠나. 깃털 같은 가벼움이다. 모든 아빠의 느낌이리라. 그런데 이 경우는 조금 다르다.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 양팔로 번쩍, 곧 왼쪽으로 옮긴다. 그 팔로 계속 버틴다. 아빠도, 딸도, 모두 편안한 표정이다.
6개월 전이다. 또다시 수술대에 누웠다. 왼쪽 팔꿈치를 열었다. 고교 시절 이후 두번째다. 익히 알려진 수술이다. ‘토미 존 서저리’라는 의학용어로 불린다. 팔꿈치 인대 접합술이다. 시술자 90% 이상이 야구선수다.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그러나 재활이 중요하다. 12~18개월이 소요되는 프로그램이다. 매우 복잡하고, 힘겨운 과정이다. 첫 2주간은 반 깁스 보호대를 착용한다. 이후 보조기를 차고 팔꿈치를 편다. 4주차가 지나야 고무공을 쥔다. 악력 운동이 시작된다.
현재는 4단계로 추정된다. 프로그램의 중간 쯤이다. 근력과 지구력을 증가시키는 과정이다. 비로소 야구공도 잡는다. ITP(Initiative Interval Throwing Program)라고 불린다. 가벼운 캐치볼 단계다. 10미터 거리다.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거리를 늘려갈 계획이다.
출국장 컷은 그래서 남달랐다. 거뜬하게, 한 팔로, 아이를 안았다. 흔하디 흔한 일상이다. 하지만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순조롭다는 얘기다.
반면 조심스럽다. 언급된 스케줄 탓이다. 스스로 6월 재활 등판→7월 복귀라는 계획을 밝혔다. 구단의 요청도 있었다는 보도다. 이 정도면 꽤 적극적인 페이스다. 아무래도 많은 부분을 감안한 것 같다.
물론 이해는 간다. 올해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적어도 후반기에는 입증해야 한다. 회복한 모습을 말이다. 그래야 모든 게 수월하다. 구단도, 자신도 입지가 생긴다. 게다가 최근의 추세도 고무적이다. 30대 후반의 대형 계약은 드문 일이 아니다. 토미 존 서저리 케이스도 마찬가지다. 저스틴 벌랜더가 모범 사례를 보였다.
하지만 핵심은 분명하다. 충분한 재활 기간이다. 실패의 대부분은 조급한 복귀 때문이었다. 금강불괴는 18~19개월을 기다렸다. 그리고 2022시즌에 재기했다. 구단과 리그에만 맞추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일정은 자신의 몸과 상의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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