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시위에 테러 위협…룰라 브라질 대통령 집권 3기 '산 넘어 산'

박가영 기자 2023. 1. 2.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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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새해 첫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무너진 브라질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2003∼2010년 연임하며 남미 대국 브라질을 이끌었던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실시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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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취임식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남미의 '좌파 대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새해 첫날 세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무너진 브라질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이날 취임 선서를 통해 집권 3기의 시작을 알렸다. 2003∼2010년 연임하며 남미 대국 브라질을 이끌었던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실시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재집권하게 됐다. 브라질 역대 첫 3선 대통령이다. 임기는 4년이다.

룰라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 발전을 약속했다. 룰라 대통령은 "나는 이 끔찍한 폐허 위에서 브라질 국민과 함께 국가를 재건할 것을 맹세한다"며 "가난한 브라질인들의 삶을 개선하고, 인종 및 성평등을 위해 노력하며, 아마존 열대우림에서의 삼림벌채를 제로(0)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를 겨냥해 "파시즘에 젖은 적들 앞에서 우리가 받은 명령은 민주 헌법을 통해 수호될 것"이라며 "증오에는 사랑으로, 거짓말에는 진실로, 테러와 폭력에는 법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구상에 따라 국가를 복종시키려 했던 사람들에 대한 복수의 정신은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의 취임식을 위해 모인 지지자들. /AFPBBNews=뉴스1

축구 황제 펠레의 죽음으로 애도 기간이 선포됐지만, 수도 브라질리아는 거대한 축제의 열기로 가득 찼다. 룰라 대통령 지지자 수만 명은 붉은색 옷을 입고 거리에 모였다. 드래그퀸(여장 남자)이자 모델인 파블로 비탈, 삼바 댄서 마르티노 다 빌라 등 브라질 유명 연예인들도 취임 행사에 참석했다.

보우소나루는 룰라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30일 가족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로 떠났다. 귀국 날짜는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1985년 브라질의 군사 독재 정권이 끝난 후 차기 지도자가 전임자로부터 브라질 국기 색깔의 대통령 띠를 건네받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수습하는 것은 룰라 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다. 대선 결선에서 불과 1.8%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보우소나루 측은 아직도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 역시 두 달 넘게 대선 불복 시위를 지속하며 군부에 쿠데타를 요구하고 있다. 폭력 시위와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서 브라질 대법원은 취임식을 앞두고 전국에 총기 소지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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