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여성에 더 노출되고 있는 치매

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선임연구원 2023. 1. 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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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은 835만7000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57%가 여성으로 보고됐다.

남성과 여성의 생리적, 유전적 차이에 의한 진단과 치료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과 음양론(陰陽論)과 같이 이러한 차이를 근간에 두고 진료해왔던 한의학의 융합적 사고는 현대사회의 치매의 생리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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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혁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

2021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노인은 835만7000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57%가 여성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은 많은 퇴행성 질환을 불러일으키는데 특히 치매 환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으며, 2050년 노인 7명 가운데 1명은 치매 환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흥미로운 것은 치매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2021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치매 환자 59만3270명 중 여성의 비율이 72.4%로 약 42만명 정도로 집계됐다. 이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비교했을 때도 여성은 남성보다 2.2배 더 높았다.

많은 연구자들은 어떻게 치매가 일어나는지, 왜 여성의 유병율이 높은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이 주제에 관한 연구의 관심도는 분명히 높다고 판단된다. 최근 밝혀진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폐경과 이와 관련된 보체 시스템의 붕괴, 그리고 유전적 차이에 대한 가능성에 관한 연구가 발표됐다.

일반적으로 보체는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지고, 대부분 활성이 없는 전구체 상태로 혈액에 존재한다. 그러나, 항원-항체 복합체와 보체 단백질이 결합되면 보체 활성화 반응을 촉진시켜 미생물 병원체를 제거하는 경로를 강화하고, 병원체 자체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체계를 갖게 한다.

연구팀은 여성 환자 뇌의 경우 남성에 비해 6배나 높은 '보체-C3'라는 단백질의 S-nitrosylation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nitrosylation의 과잉생성은 프리라디칼 생성 촉진을 통해 뇌신경계 손상에 치명적 요인이 된다.

다행이도, 젊은 여성의 뇌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이 'C3 S-nitrosylation'을 막았던 것으로 보였으나,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젠의 양이 감소하면서 보체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대식작용 증가에 의한 신경세포의 시냅스 감소와 파괴, 그리고 이로 인한 뇌신경 신호전달 감소 순으로 치매와 같은 질환에 더 노출되기 쉽다고 보고했다.

또한 다른 연구진은 유전적 차이에 의한 차이로도 확인했는데, X염색체가 더 많은 여성의 유전계에서 X염색체에 존재하는 USP11(Ubiquitin-specific peptidase) 효소의 반응을 확인하는 연구가 바로 그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USP11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타우 단백질의 분해를 막고 비정상적 응집을 촉진 시킴으로 치매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남성의 치매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과 여성의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은 다를 수 있으며 구분될 필요가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시사한다.

이분법적 분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또한 이것이 의학 진단과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재차 확인되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생리적, 유전적 차이에 의한 진단과 치료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과 음양론(陰陽論)과 같이 이러한 차이를 근간에 두고 진료해왔던 한의학의 융합적 사고는 현대사회의 치매의 생리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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