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통가 뉴파워]③ "글로벌 현장경영 강화" 외국인 임원 발탁
기사내용 요약
오리온, 처음으로 인도·중국법인서 외국인 임원 선임
2014년 첫 외국인 임원 발탁한 롯데제과, 새해도 인도법인장 현지인으로
"현지화 체제 강화 차원…글로벌 현지 맞춤형 전략 펼칠 수 있어"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새해 국내 유통가에서 글로벌 경영 역량 강화, 보수적인 조직 문화 쇄신 등을 위한 '국경 초월' 임원 인사를 단행해 화제다.
삼성·현대차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일찌감치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발탁하며 혁신적 조직문화 구축에 적극적이었다.
해외 법인 우수 인력을 본사 임원으로 승진시키는 인사 방침을 이어온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2명의 외국인 임원을 배출하며 다양성과 포용성에 기반한 혁신적 조직 문화 구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해 네 번째 외국인 사장을 맞았다.
해외 진출이 활발한 유통·식품 업계에서도 최근 들어 현지화 경영을 위한 외국인 임원 발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오리온이다. 오리온은 올해 처음으로 외국인 임원을 선임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오리온은 지난 연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인도 법인 사우랍 세이스 대표이사와 중국 법인 징베이 마케팅 팀장 등 2명을 최초의 외국인 임원으로 선임했다. 오리온은 외국인 임원 선임 배경에 대해 “현지화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사우랍 세이스 대표이사는 2019년 오리온 인도 법인 수석부장으로 입사해 지난해 인도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을 인정받아 이번에 상무로 승진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2월 인도에 공장을 준공하며 본격 인도 진출을 시작했는데,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배 성장한 91억4000만원에 달하는 등 성장세가 빠르다.
오리온 측은 “사우랍 세이스 대표이사는 사업 초기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통해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신규 카테고리 진출 등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법인의 징베이 마케팅 팀장도 이번 인사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그는 2005년 오리온 중국법인 마케팅 부장으로 입사해 중국 법인의 안정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실제 중국 법인의 매출은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1조110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 영업이익은 1848억원으로 19% 증가했다.
오리온은 현지 제반 사정에 익숙한 외국인 임원 선임으로 향후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유통 대기업 가운데 롯데도 외국인 임원 발탁이 활발한 편이다. 지난 연말 롯데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제과는 인도 하브모어 법인장 코말 아난드를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맥케인과 펩시 인도 등에서 근무한 이력을 지닌 코말 아난드 상무보는 지난해 1월 인도 신임 법인장으로 채용됐다.
롯데지주 측은 "코말 아난드 신임 상무보가 직원 육성 및 동기 부여 역량이 뛰어나 인도 법인의 조직력 강화를 이끌었다"며 "식품 및 콜드 체인 경험에 따른 인도 빙과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이번 임원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했다.
롯데제과는 2014년 12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카자흐스탄 법인과 파키스탄 법인에 현지인 법인장 2명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외국인 임원을 발탁했다.
당시 파키스탄 법인장으로 선임됐던 압둘 라티프 상무는 파키스탄 현지 제과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법인의 성장을 이끌고, 현지 직원과 주재원의 원활한 소통 능력을 발휘한 공로로 2017년 롯데칠성 파키스탄 법인이 새로 설립될 때 새 대표로 선임됐고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4년 1월 롯데호텔도 몰튼 앤더슨 모스크바 호텔 총지배인을 임원으로 승진시키며 첫 외국인 임원을 맞았다. 2011년 9월 모스크바 호텔 총지배인으로 선임된 몰튼 앤더슨은 모스크바 호텔의 성공적인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이사로 승진했는데 이후 시그니엘 서울 총지배인을 거쳐 현재 유럽지역본부 본부장이자 전무를 역임하고 있다. 현재 그는 롯데그룹 최장수 외국인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외국인 임원 발탁에 대해 롯데지주 측 관계자는 "현지 시장 및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지인 직원과 원활한 소통으로 조직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어 해외 사업 경영의 현지화를 위해 외국인 임원을 선임하고 있다"며 "특히 해당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대한 깊은 통찰과 분석력으로 맞춤형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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