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100% 전기차 가능할까…대세지만 회의론 고개

이형진 기자 2023. 1. 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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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벤츠 등 "순수 전기차 회사로"…현대차, 노르웨이서 전기차만 판매
도요타·BMW "한가지 선택 국한 안돼…효율성 높은 내연기관車 합리적"
지난 7월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2부산국제모터쇼'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공개발표장에 취재진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2.7.14/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던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업체로 완전한 전환이 가능할까. 유럽의 내연기관 자동차의 강력 규제 예고에 일부 업체들은 100% 전동화 전환에 대한 비전을 밝혔고, 현대자동차도 같은 방향으로 한발짝 움직인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완전한 전기차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모든 생산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아우디는 지난달 21일 '360 팩토리'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 따라 아우디는 2026년까지 모든 신차를 순수 전기차로 출시하고 내연기관 자동차는 단계적으로 생산을 중단해 2029년에는 모든 아우디 공장에서 순수 전기차를 제조하게 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미 지난해 전동화 전략에서 시장 여건이 허락하는 한 2030년까지 전체 차종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GM은 자사의 전기차 비전을 '전-전동화'로 정의하고 350억달러를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차 30종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포드는 2026년 중반까지 유럽 시장용 모델을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는 모두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 나선 현대차그룹은 브랜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2030년까지 연간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17개 차종, 기아는 2027년까지 14개 차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는 2023년부터 노르웨이 시장에 판매하는 차량을 전부 전기차 모델만 판매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내연기관 차종이 일부 재고가 있긴 한데, 재고 차량 판매가 끝나면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은 더이상 들여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이처럼 차종 전부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은 유럽의 규제 영향이 크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내연기관 차종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을 합의했다. 2030년에는 신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2021년 대비 55%로 줄이고, 2035년에는 100%로 줄이는 내용이다. 휘발유나 디젤 차종 외에도 하이브리드 차종까지 판매가 불가능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르웨이·덴마크 같은 국가는 자동차 제조를 안 하는 반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은 높아서 완전 전기차 전환이 유리하다"며 "유럽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산업 상황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독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전환의 속도를 두고 이견도 없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 1위 업체인 도요타의 아키오 도요타 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태국을 방문해 "조용한 다수는 전기차를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단일 옵션으로 사용해도 괜찮은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정답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한가지 선택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도요타 역시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고는 있지만,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또 동시에 수소연료전지차 개발도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전기차 개발에 중국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전기차 개발 뿐 아니라 연료 효율성이 높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제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KPMG가 지난 22일 발표한 '글로벌 자동차산업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진은 "2030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전체 시장의 40%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70%로 전망한 것에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해당 보고서에는 자동차 업계 경영진 915명이 조사에 참여했다. 전기차 회의론의 이유로는 리튬·희토류 등 원자재 공급난을 꼽았다.

인도 및 동남아·남미 등 신흥 완성차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등을 구축하기 어려워 내연기관 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교수는 "에너지 수급 면에서 지역마다 상황이 다른데, 신흥 시장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할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 가격의 30%는 배터리 회사로 넘어가는데 이런 수익 구조까지 고려하면 탈내연기관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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