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다시 만날 거에요" 최고 무대에서 재회할 김하성·이정후의 빅드림[SS신년특집]
윤세호 2023. 1. 2. 06:29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한국 야구 아이콘이 최고 무대에서 재회한다. 다가오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년 만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1년 후에는 나란히 빅리거가 될 전망이다. 각자 가슴 속에 품은 ‘빅 드림’을 현실로 만드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과 이정후(25·키움)다.
항상 서로를 거울 삼아 ‘절차탁마(切磋琢磨)’했다. 그리고 늘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입단 2년차였던 2015년 주전 유격수로 도약한 김하성은 다음 스텝으로 메이저리그(MLB)를 응시했다. 먼저 태평양을 건넌 선배들을 롤모델 삼아 자신도 빅리거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이정후는 늘 김하성을 따랐다. 신인이었던 2017년부터 그라운드 안팎에서 김하성과 함께 했다. 이정후는 당시를 회상하며 “하성이형은 저연차 선수들에게 방패 같은 존재였다. 어린 선수들이 실수하고 잘못하면 하성이형이 책임졌다. 야구도 잘 했지만 야구 외적인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듬직했다. 항상 형이 먼저 훈련하면서 우리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따를 수밖에 없는 형”이라고 미소지었다.
야구를 향한 무한욕심이 지금의 김하성을 만들었다. 주전 2년차에 20홈런 28도루로 20·20 유격수로 올라선 김하성에게 안주는 없었다. 늘 더 안정된 수비, 더 나은 타격을 목표로 삼았다. 때로는 휴일 없이 오프시즌을 보내며 타격폼을 과감히 수정했다. 그 결과 MLB 진출을 앞둔 2020년 30홈런·23도루 OPS 0.921로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자연스럽게 빅리그의 관심을 받았고 샌디에이고와 4년 최대 3200만 달러(약 404억원)에 사인했다.
욕심은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 집념이 됐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사랑받는 선수다. 그럴 수밖에 없다. 모든 움직임에 열정이 묻어 나온다. 주루플레이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며 잡을 수 없는 타구도 끝까지 쫓아 몸을 날린다. 관중석에는 김하성 유니폼이 부쩍 늘었고 김하성이 타석에 설 때마다 기립박수가 이어진다.
이정후도 그렇다. 팬들에게 기록지에 남는 숫자 이상의 감동을 선물한다. 김하성은 “지난 10월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며 서로 응원했다. 시차는 다르지만 하이라이트를 챙겨보며 꾸준히 문자를 보냈다”며 “플레이오프에서 정후가 홈런 후 배트플립을 하는데 정말 멋지더라. 정후는 지금 키움에서 중심 선수다. MVP 아닌가. 앞장서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후배를 향한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주고받는 문자메시지의 흐름은 한결같다. 이정후가 묻고 김하성이 답한다.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기간 틈틈이 동료들과 하성이형 경기를 보며 응원했다. 하성이형도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했다. 하성이형이 큰 무대에서는 그런 게 필요하다고 조언해줬다. 서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는 것 같다”며 “하성이형에게는 늘 궁금한 게 많다. 엄청난 투수들과 상대하는데 타석에서 직접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그래서 매번 문자를 보낸다”고 웃었다.
김하성은 빅리그에서 시속 160㎞ 광속구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당연히 치기 어렵다. 디그롬도 그렇고 슈어저도 그렇고 공이 빠르기만 한 게 아니라 엄청나게 움직인다”며 “그래도 불가능한 공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타석에 선다. 이런 괴물 같은 투수들도 안타를 맞고 홈런을 맞는다. 나도 할 수 있다고 다짐한다. 전력분석부터 집중하고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궁금증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BC에서 MLB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 혹은 다르빗슈 유를 만날 확률이 높다. 2023시즌이 끝나면 직접 MLB에 진출해 매일 괴물 투수들과 마주할 수 있다.
김하성은 이정후의 MLB 진출을 두고 “MLB와 KBO리그를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공이 다른 점은 분명히 있다. 정후가 늘 투수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도 이해가 된다”면서 “정후와는 MLB에서 꼭 다시 만날 것이다. 그리고 나보다 빠르게 MLB 투수들에게 적응할 것 같다. 충분히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타격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정후에 대해 관심이 많다. 모두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라고 이정후가 최고 무대에서 보여줄 모습을 기대했다.
덧붙여 그는 “포스트시즌 기간 정후와 약속을 했다. 서로 월드시리즈, 한국시리즈까지 가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으면 직접 응원하기로 했다. 그래서 고척돔에서 정후와 전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했다”며 “정후가 2023년 꼭 히어로즈의 우승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 멋있게 우승하고 미국에 진출해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이 예상한 것처럼 이미 많은 MLB 구단이 이정후를 주시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2022시즌 타격 5관왕(타율·출루율·장타율·안타·타점)에 OPS 0.996로 펄펄 날았다. KBO리그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은 김하성 이상인 이정후다. 김하성은 “될 수 있으면 정후도 샌디에이고에 와서 다시 함께 뛰고 싶다”고 했으나 이정후가 MLB에서 어느 유니폼을 입을지는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도 둘은 오는 3월 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 팀이 된다. 한국을 대표해 야구 최강 국가를 결정하는 무대에 선다.
끝으로 김하성은 “엔트리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뽑힌다면 늘 그랬듯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후와 다시 함께 뛰는 것도 좋고 오랜만에 한국 선수들과 한 팀이 되는 것도 정말 기쁘다”며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국민들께 감동을 드렸다. 우리 야구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이어가고 싶다. KBO에서 경쟁력있는 팀을 만들어주시면 선수들도 이에 부응해 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정후는 “늘 하성이형에게 배웠다. WBC에서 또 하성이형에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것만으로도 큰 소득이 될 것 같다”며 “WBC 대표팀은 1인 1실로 숙소를 쓰는 것으로 안다. 하성이형과는 2인 1실을 쓸 것 같다. 하성이형에게 맛있는 거 많이 얻어먹으면서 심부름도 열심히 하겠다. 하성이형 말대로 축구가 국민들께 기쁨을 드린 것처럼 야구도 꼭 기쁨을 드리고 싶다”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2023년 3월을 약속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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