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리뷰] 반환점 돈 KBL MVP 레이스 선두주자, 단연 전성현
우선 현재 페이스만 놓고 보면 전성현(캐롯)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성현은 7억 5천만원을 받고 자유계약선수(FA) 이적을 통해 캐롯에 합류했다. 마찬가지로 KGC에서 캐롯으로 이적한 김승기 감독은 전성현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다만, 전성현의 에이스 역할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은 것이 사실이었다. 전성현의 기량 자체에대한 의문은 없었지만 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KGC와 달리 상대적으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딛은 신생팀 캐롯에서도 이전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붙은 것.
하지만 전성현은 이 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이겨내고 있다. 김승기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홀로 살아남는 법을 찾았다. 장기인 슈팅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고 수비가 자신에게 몰릴 시에는 순간 순간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는 등 공격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그 결과 2022-2023시즌, 전성현은 27경기에 출전해 평균 20.2점 1.8리바운드 3.0어시스트 1.2스틸 3점슛 성공률 43.8%(평균 4.1개 성공)을 기록하고 있다. 장기인 3점슛에 관한 기록 순위에서는 당연히 최상단에 올라 있으며, 평균 득점의 경우에도 국내 선수들 중 단연 1위, 외국 선수를 포함해도 전체 2위다.
데뷔 후, 개인 최다득점 기록도 벌써 네 차례 올렸다. 지난 해 10월 22일 전주 KCC 전에서 데뷔 처음으로 30점을 돌파했던 전성현은 이후 31점(vs 삼성, 22.12.22), 33점(vs KCC, 22.12.24), 34점(vs DB, 22.12.13)을 차례로 기록하며 연일 고득점 행진을 펼쳤다. 클러치 상황에서는 외국 선수에게 맡기지 않았고, 본인이 직접 해결하는 책임감을 선보이곤 한다.
특히 최근 페이스는 더욱 두드러진다. 12월 4일 창원 LG 전부터 12월 31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전까지 10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책임졌다. 국내 선수의 10경기 연속 20점 이상 기록 행진은 KBL 무대에서 2002년 서장훈(당시 삼성) 이후 무려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또 3라운드로 범위를 좁히면, 평균 25.7점 1.3리바운드 2.3어시스트에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0.5%(평균 5.4개 성공)에 육박한다. 지난 1라운드 MVP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라운드 MVP도 충분히 노려볼 만한 성적이다.
만약 3라운드 역시 MVP가 된다면 월간 MVP 시절 포함 단일 시즌 기준, 라운드 MVP에 2회 이상 선정된 역대 7번째 국내 선수가 된다. 공교롭게도 서장훈(1999-2000)을 시작으로 오세근(2011-2012, 2017-2018), 김선형(2012-2013), 양동근(2014-2015), 허훈(2020-2021), 최준용(2021-2022) 중 오세근과 허훈을 제외하면 모두 정규리그 MVP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도 단 한 경기도 결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성현은 주전급으로 도약한 2017-2018시즌부터 군 복무 기간을 제외, 3시즌 연속 50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지난 시즌에도 54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으며 올 시즌 역시도 현재까지 캐롯이 치른 27경기 전 경기에 출장했다. 부상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는 에이스임에도 뛰어난 몸 관리를 통해 건강한 몸을 유지해 왔다.
이 같이 기록, 임팩트 적인 측면에서 전성현은 MVP 후보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은 팀 성적이다. 정규리그 반환점을 돈 현재 캐롯은 5할이 채 되지 않는 승률(13승 14패)로 공동 5위에 있다.
지금까지 KBL의 역대 MVP 사례를 살펴보면 정규리그 우승 팀의 선수가 '우승 프리미엄'을 가지고 MVP를 수상한 사례가 많았다. 실제 지난 26번의 시즌 중 정규리그 1위를 하고 MVP를 받은 선수가 19번이나 나왔다.
반대로 정규리그 1위를 못하고도 MVP를 받은 선수는 7번이 나왔다. 2018-2019시즌 이정현(당시 KCC)은 4위, 2019-2020시즌 허훈(당시 KT)은 6위를 하고도 MVP를 받았고, 2008-2009시즌의 주희정(당시 KT&G)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탈락했음에도 MVP를 수상했다.
무엇보다 소속팀 KGC가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큰 플러스 요인이다. 앞서 언급했듯, MVP 레이스에서는 팀 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남은 4, 5, 6라운드에서도 변준형이 이러한 꾸준함을 선보일 수 있다면, 전성현을 위협할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 SK의 통합우승을 견인한 파이널 MVP 김선형은 올 시즌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을 선보이며 완전히 날아오르고 있다. 평균 득점이 14.9점으로 국내 선수들 중 리그 6위다. 더욱 돋보이는 지표는 어시스트 수치다. 6.0개의 어시스트 수치는 전체 1위. 특유의 클러치 능력에 농익은 시야까지 탑재한 김선형은 생애 첫 어시스트왕에 도전한다.
이처럼 MVP 경쟁은 매 시즌 팬들의 흥미를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이번 시즌에는 과연 어떤 선수가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인정 받으며 MVP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까.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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