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리뷰] 명암 가른 외국선수 교체, 울고 웃은 자는?
[점프볼=최서진 기자] 3라운드에 외국선수 교체를 단행한 KT는 6승 3패로 함박웃음, 캐롯은 3승 6패로 쓴웃음을 지었다.
KBL은 외국선수 의존도가 높아 외국선수 교체만으로도 분위기가 180도 바뀔 수 있다. 2020-2021시즌 안양 KGC가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설교수’ 제러드 설린저의 공이 컸다. 정규리그 막바지 KGC에 합류한 설린저는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렸고, 10전 전승에 기여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처럼 KBL은 외국선수에 따라 판도가 바뀌기도 한다. 감독들도 이런 리그의 특성을 잘 알기에 신중을 기한다. 3라운드에 외국선수 교체에 나선 구단은 수원 KT와 고양 캐롯이다.
KT는 시즌 초부터 3라운드 중반까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3라운드 최하위까지 내려온 서동철 감독은 외국선수 2명을 모두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1옵션이기는 했으나 2옵션 이제이 아노시케보다 평균 출전 시간이 적었던 랜드리 은노코가 먼저 KT를 떠났고, 레스터 프로스퍼가 먼저 KBL에 데뷔했다.
프로스퍼는 전주 KCC를 상대로 데뷔 경기를 치렀다. 골밑에서 라건아 봉쇄에 실패했으나 25분 16초 동안 31점을 올리면서 자신의 공격력을 뽐냈다. KT는 패배했지만, 프로스퍼의 득점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옵션인 재로드 존스는 대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처음 출전했다. 첫 경기부터 25분 47초를 소화, 21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T를 승리로 이끌었다. 둘 다 데뷔 경기부터 서동철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외국선수 교체 전 KT의 3라운드 평균 득점은 76.5점이었으나, 교체 이후 88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려 11.5점이 상승했다. 단순히 외국선수에서 직접적으로 나오는 득점뿐만 아니라, 국내선수의 득점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양홍석이 달라졌다. 양홍석은 프로스퍼만 교체한 KCC전 당시 784일 만에 무득점에 그치며 부진의 끝을 달렸다. 그러나 존스 합류한 뒤인 5경기 동안 양홍석은 평균 12.2점을 올렸다. 3라운드 초반 4경기 평균은 6.8점이었다. 5.5점 상승했다. 하윤기 또한 외국선수 교체 덕을 톡톡히 봤다. 3라운드 4경기 평균 14점을 기록했으나, 교체 이후 2.6점 오른 16.6점을 더했다.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시즌 최다 득점과 타이인 27점을 올리며 날았다.
외국선수 교체로 눈물 흘린 자는 캐롯이다. 캐롯은 3라운드 초반 2승 1패로 3위에 오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좋은 신장에 달릴 수 있고 확실한 득점력을 갖춘 1옵션 디드릭 로슨, 골밑에서 경쟁력있는 데이비드 사이먼의 조화와 불꽃슈터 전성현의 활약까지. 캐롯의 상승세가 날로 높아지는 중이었다.
그러나 사이먼이 SK전에서 부상을 입었고, KBL 주치의 진단 결과 무릎 연골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았다. 교체 카드 소진 없이 외국선수 교체가 가능했지만, 사이먼 대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캐롯은 원주 DB 대체 외국선수 드미트리우스 트레드웰의 계약 종료 사실을 깨닫고, 발 빠르게 영입했다. 트레드웰은 DB에서 6경기 평균 15분 10초 동안 4.7점 4.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사이먼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인 득점력이었다. 그러나 캐롯의 상황은 급했다.
트레드웰은 3라운드 6번째 경기인 전주 KCC전부터 출전했다. 그러나 3분 48초 출전에 그쳤고, 이후 두 경기는 코트를 밟지도 못했다. 실력이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캐롯의 판단이었다. 트레드웰 교체 이후 캐롯은 4연패에 빠지며 공동 5위(13승 14패)까지 내려앉았다.
캐롯의 외국선수 교체 상황은 KT와 다른 상황이었지만, 눈물을 흘린 것은 사실이다. 로슨의 부담이 늘어만 가는 가운데 캐롯은 반등을 위해 어떤 묘수를 내놓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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