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協 회장 “재난대책 기본은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 [연중기획 - 안전이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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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책의 기본은 '싱크 더 언싱커블(Think the Unthinkable)',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송규(사진)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같은 신(新)유형의 재난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재난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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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안전전문가 부재도 문제
디지털 플랫폼 재난예측 대책 필요”
이송규(사진)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 같은 신(新)유형의 재난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는 재난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연말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안전 전문 국가로 인정받은 일본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자 전문가들은 입모아 ‘싱크 더 언싱커블’ 재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리 정부도 재난을 예측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대표적인 문제는 무지였다. 경찰은 사고 발생 이전부터 수십 차례 압사 위험 신고를 받았지만,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압사가 화재보다 재난 측면에서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공무원들이 알지 못한 게 미흡한 대응의 원인이었다.
이 회장은 전문가들을 활용해 정부가 새로운 재난 위험 요소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일상생활 속에서 몇 가지 위험 요소를 예시로 소개했다. 이 회장은 “2003년 미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 발생으로 10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비슷한 사례가 없지만, 클럽에서 많은 사람들이 좁은 통로로 모여들면 불과 몇 분 만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5층 이하 다중업소에는 발코니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돼 있지만, 여기에 설치된 완강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발코니가 못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완강기 자체는 합법이지만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도심에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고 일상에서도 최첨단 디지털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안전 대책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는 “정부가 내놓는 안전 대책은 여전히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로 통계를 내는 아날로그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지구온난화로 최근 115년 만의 폭우가 내려 피해가 컸는데, 지금까지 우리 대책은 전부 20∼30년 동안 최대로 나온 폭우를 가지고 대책을 세우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이 알 수 없는 위험 요소를 첨단 기술로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구글 알파고가 수많은 경우의 수를 분석하는 것처럼 징후를 가지고 예측하는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안전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도심 곳곳에 설치된 지능형 카메라나 건물의 관리 시스템 등을 활용해 위험 요인별 맞춤형 선제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회장은 “현재 대통령실에 안전수석비서관 같은 안전전문가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재난이 발생한 이후 복구 비용을 생각하면 안전에 대한 투자 비용의 100분의 1, 1000분의 1도 안 되는데 안전에 대한 사고와 대책을 전면 리뉴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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