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는 K기업] 배터리 양극재 25%가 한국산, 글로벌서 ‘러브콜’

이윤정 기자 2023. 1.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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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재 기업, 삼원계 양극재에서 강점
포스코케미칼 양·음극재 동시 공략 차별화
美IRA로 非중국산 소재 가치↑… 현지화 총력

한국의 양극재 기업들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세계 양극재 시장은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삼원계와 리튬인산철(LFP)로 양분돼 있는데 한국 기업은 삼원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BMI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생산량은 88만8000t이었다.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이 각각 7만5000t, 6만1000t씩을 생산해 1·2위를 차지했다. 삼성SDI(3만5000t), 포스코케미칼(2만9700t), 엘앤에프(2만5500t)를 합하면 10위권에 한국 기업이 절반이다.

그래픽=손민균

이들의 생산량은 전기차 250만대분인 22만6200t에 달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10위권 전체 생산량(42만8400t) 중 절반 이상을, 전 세계 생산량 중 4분의 1 이상을 한국 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배터리의 주요 소재는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전해액 등이다. 이들 네 개 소재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총 282억달러(약 35조원)로 이 중 양극재의 비중이 약 61.3%로 가장 크다. 이어 분리막(15.2%), 음극재(13.1%), 전해액(10.3%) 순이다.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포스코케미칼 제공

에코프로비엠과 LG화학은 양극재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며 포스코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서는 양극재와 음극재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두 소재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전기차 주행거리 등을 결정하고, 음극재는 배터리 충전속도와 수명을 결정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연 9만t의 광양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여기서만 전기차 100만대분의 양극재가 나온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에 61만t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케미칼은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하고, 캐나다 퀘벡주에 연 3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그래픽=손민균

포항에도 생산능력 6만t짜리 양극재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음극재도 현재 세종, 포항에서 각각 7만4000t, 8000t씩 생산 중인데, 이중 포항 규모를 1만8000t까지 늘린다. 이곳에서 생산된 음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에 공급된다.

LG화학은 최근 32억달러(약 4조34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테네시주에 연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고, 엘앤에프 역시 미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머티리얼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이 세계, 특히 북미로 뻗어나가는 주 요인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있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주고, 올해부터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부품·광물 역시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것이어야만 한다. 올해 최소 비율은 40%이고 2027년까지 80% 이상을 맞춰야 한다.

배터리 소재와 부품의 경우 북미 지역 생산·조립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어야 하고, 2029년에는 100%를 달성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배터리 소재 기업들의 고객사인 배터리 셀 업체들도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업계 관계자는 “세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IRA 등으로 인해 각 권역 내 배터리 소재 생산, 공급망 구축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들의 협업 요청을 더욱 많이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시장은 향후 큰 폭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73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인 양극재 시장은 2030년 783억달러(약 99조9000억원)로, 음극재 시장은 37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서 142억달러(약 18조1200억원)로 각각 353%, 28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리막과 전해액 시장 역시 각각 43억달러(약 5조5000억원), 29억달러(약 3조7000억원) 수준에서 186억달러(약 23조7000억원), 120억달러(약 15조31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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