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안보이는 보릿고개…가구업계, 돌파구 마련 분주
기사내용 요약
원자재가·물류비 상승에 부동산 악재 지속
한샘·리바트, 일부 가격 인상…수익성 방어
브랜드 차별화 전략 초점…최적화된 경험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테리어 교체 수요 증가 특수를 누렸던 가구·인테리어업계가 지난해에는 혹한기를 맞았다. 원자재가격·인건비 상승과 주택매매 거래 절벽 등의 악재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이 같이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돌파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한샘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대비 90.2% 급락한 수치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3개 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31억원으로 전년 대비 83.4%나 감소했다. 연간으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0% 내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구업계의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자재 가격 인상 흐름이 지속된데다 물류비에 인건비까지 모두 상승하면서 타격을 입은 결과다.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수요까지 급감했다.
문제는 올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당분간 고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상황이다.
이에 가구 기업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새해부터 '가격 인상' 카드를 꺼냈다. 제반 비용의 증가분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이 따라줘야 이익 급락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샘은 이날부터 부엌·수납 제품 일부 모델의 도어·패널·몸통 품목을 평균 2.7% 인상한다. 부억과 수납(붙박이 등) 세트 기준으로는 0.5~1.5% 인상하는 수준이다.
현대리바트도 이날부터 침대·소파·의자 등 가정용 가구 품목 가격을 일괄적으로 약 5% 올리기로 결정했다. 사무용 가구 브랜드 '리바트 하움'의 주요 품목도 7%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업계 1·2위인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가격 인상을 실시한 만큼 다른 기업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신세계까사와 일룸은 아직까지 추가적인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가구 기업들은 장기적으로는 특정 수요에 집중하는 '브랜드 특화' 전략에 초점을 두고 위기 돌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샘은 매장에 다품종 전시 형태의 기존 구조를 벗어나 권역별 특화 카테고리 전문존을 갖춘 체험 중심 매장으로 리뉴얼한다. 주요 고객인 MZ(밀레니얼+Z)세대 수요가 높은 상품의 별도 브랜드화로 개별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2월에는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을 론칭하고, 매장·대리점 등 오프라인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디지털 전환' 작업도 추진한다. 홈리모델링 시장의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고객 편의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현대리바트는 브랜드 고급화에 초점을 두고 시장 공략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에도 해외 아티스트와의 협업과 프리미엄 영업망의 확대를 통해 리바트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인테리어 사업에서는 현대리바트의 모든 인테리어 제품에 대한 상담부터 공간 컨설팅, 구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 확장에 중점을 둔다.
신세계까사는 제품 디자인 차별화에 초점을 둔다.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넘어 까사미아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방향을 고민중이다. 카테고리를 넓혀 다수의 대중을 겨냥하기 보다는 까사미아만의 특징이 부각되도록 뾰족하게 다듬는 작업을 전개한다.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한 오프라인 공간 차별화 프로젝트도 지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거래량이 인테리어 수요와 직결되기에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가구 기업들의 불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불황속에서도 수요는 있다고 보고 차별화 전략을 추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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