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전망]올해는 '신작효과' 누릴까 vs '판교의 등대' 재현될까

박소은 기자 남해인 기자 2023. 1. 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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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N, 심혈 기울인 신작 2023년 대거 론칭 예정
확률형 아이템을 비롯해 근무시간 연장도 뇌관으로

(서울=뉴스1) 박소은 남해인 기자 = 2023년 게임업계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내 처리를 목표로 했던 확률형 아이템 관련 게임산업법 개정안이 올해까지 넘어왔고, 게임 질병코드 관련 민관 협의체 또한 논의를 이어가야 해서다.

지난해 신작을 내놓지 못했던 게임 빅3 '3N'은 올해 다양한 신작은 물론 글로벌 진출까지 정조준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고민 중인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과 맞물려, 노동 강도가 높아진 개발자들과 사측의 갈등 또한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0회 국회(정기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10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2.1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확률형 아이템' 논의, 내년 1월 재개…'게임질병코드' 이슈도

업계는 내년에도 게임 정책 분야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의와 '게임이용 장애' 이슈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사안 모두 게임사와 국회, 업계와 시민단체가 대립하는 만큼 이견 조율 과정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12월2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의견 차이로 개정안 통과를 시키지 못했다. 당시 한 야당 의원의 반대 영향이 컸다. 해당 의원은 현재 자율규제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해외 게임사의 국내 진출시 국내 게임사의 역차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게임 이용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문체위는 다음 법안소위시 확률형 아이템을 최우선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오는 문체위는 1월 17~18일 사이 법안소위를 개최하고 확률형 아이템 관련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게임이용장애'를 둘러싼 논란도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 코드로 등록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을 올해 초부터 본격 시행했다. 한국 또한 이를 도입하는 가운데 업계와 시민단체, 정치권 사이서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는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관련 의견을 수렴 중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일부에서 민관 협의체 무용론이 나오고, 통계청에서 (질병코드 도입 시기를) 앞당기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라며 "내년에도 계속 의견차를 좁히기 위한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2월 20일 공개한 '쓰론앤리버티(Throne and Liberty)'의 티징 영상 일부 ⓒ 뉴스1

◇부진했던 2022년 넘어 2023년 기지개…3N, 주요 신작 발표

'3N(엔씨, 넥슨, 넷마블)' 게임사들은 내년 1분기 주요 신작들을 선보이며 둔화된 성장세를 극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신작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엔씨 관계자는 "주력 장르인 MMORPG와 주요 플랫폼인 모바일의 조합을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상반기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는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TL)'는 엔씨가 1000억원 이상 투자해 개발하고 있는 첫 PC·콘솔 게임이다. PC·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 게임 출시는 콘솔 게임 선호도가 높은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와의 협업 계획도 밝히는 등 출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엔씨는 이외에도 BSS, 프로젝트 R, 퍼즈 업, 프로젝트 G 등 신작도 개발 중이다.

넥슨은 '선택과 집중'을 할 계획이다. 올해 2022 지스타에서 공개한 여러 장르 신작들의 완성도를 높여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백병전 PPP '워헤이븐', PC·콘솔 크로스플랫폼 루트 슈터 '퍼스트 디센던트',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이 공개된 바 있다.

아울러 넥슨은 내년 1월 12일 '카트라이더:드리프트'를 새롭게 출시한다. 올해 12월 기존 게임 '카트라이더'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이용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겨, 신작에 이목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도 배틀로얄 '하이프스쿼드', 액션 RPG '나혼자만레벨업:ARISE', 드라마 원작 세계관을 활용한 '아스달 연대기',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두의마블 메타월드' 등 신작을 출시한다. 이중 '나혼자만레벨업:ARISE'과 '아스달 연대기'는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크로스플랫폼 게임이다.

한편 넷마블은 매 분기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의 75%를 넘어, 내년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아울러 영업 이익 등 부진했던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운영의 효율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2.13/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판교 등대 다시 재현되나…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에도 촉각

업계는 윤석열 정부에서 논의 중인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 또한 뇌관이 될 것으로 봤다. 판교 '오징어배 등대'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미래노동연구회로부터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권고안 중 논란이 된 부분은 현행 주 52시간제도 하에서 연장근로 총량은 유지하되, 집중근로가 필요한 때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근로기준법상 의무 휴게시간 등을 모두 고려하면 한 주 '최대 69시간' 근무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놔 우려를 사기도 했다. 게임업계에서 대표적인 노사 갈등 문제로 꼽혔던 '크런치 모드(Crunch mode·프로젝트 데드라인을 맞추기 위해 야근과 특근을 반복하는 것)'가 되풀이될 수 있어서다.

현재 게임사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이후 업무 사이클을 정상화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줄이고 있다는 점 또한 작용했다. 그간 개발자들의 몸값이 급격하게 올랐고, 게임사들은 이를 맞추기 위해 임금인상뿐 아니라 재택근무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차츰 완화되고, 2022년 신작 개발이 더뎠다는 반성 하에 다시금 업무 강도가 수직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게임 이용자 유입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는데, 이제는 그 이용자들을 계속 잡아둘 수 있는 매력적인 신작이 필요한 상태"라며 "다시 업무 강도를 높이려는 회사 측과, 이를 조정하려는 노조 측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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