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中企]<上>"올해부터 진짜 심각, 자금난 대비 필요"

김민석 기자 이민주 기자 김예원 기자 2023. 1. 2. 05: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에 중국발 불확실성까지
정부 중장기 금융 대책 내놔야…'옥석 가리기' 당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석 이민주 김예원 기자 = 임인년(壬寅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낸 중소기업들이 계묘년(癸卯年) 새해도 힘겨운 한 해를 보낼 전망이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에 이어 고물가 속 저성장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초입에 들어서서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7%로 제시했다.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발 불확실성 확대 및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등 진짜 위기는 올해부터라는 얘기도 나온다.

2일 <뉴스1>은 중기·중견 업계 전문가 8인에게 새해 전망을 물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장기와 추가악재를 대비해 중소·중견기업들은 자금 확보를 1순위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에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무조건적인 유동성을 공급보다는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글로벌 경기위축 불가피…중국발 불확실성 확산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뿐 아니라 중국의 경기둔화 및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확산을 경계했다. 중국은 현재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박양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코로나19 방역조치를 해제한 중국의 경기둔화 속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소·중견·대기업할 것 없이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중국발 충격이 국내에 전이되면 우량 중견기업조차 유동성 문제로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경제 위기 때면 중국이 우리나라의 내수시장 역할을 해줘서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했는데 현재 중국 시장 내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이 많이 약화했다"며 "우리나라 수출 규모 상당부분이 중국인데 미·중 대결구도 심화로 반도체 수출 제약까지 겹쳐 대기업의 낙수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급격한 통화긴축 정책으로 수요부진과 교역위축이 본격화하면서 약한 고리인 중소·중견기업부터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소·중견 기업이 당장 직면하는 문제는 자금 확보의 어려움일 것"이라며 "금리뿐 아니라 차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없으면 쓰러지는 기업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창용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통계분석팀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경기부양 차원서 각국이 양적완화를 지속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겼고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한 금리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 차원서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급격한 이자율 상승에 대응하는 대출 이자 보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처방 성격이어서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최원영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이세종 중소벤처기업부 브리핑실에서 2023년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 운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중기부는 3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12.29/뉴스1

◇정부 금리완화·운전자금 지원 대책 필요…"옥석은 가려야" 기업들은 3高 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금융 지원 정책으로 금리부담 완화와 신규 운전자금 대출을 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절한 안정화 대책을 취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 등 '옥석 가리기' 필요성도 언급했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은 "3高가 지속하면 우량 기업마저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재원고갈로 우량기업마저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정부가 선별적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문갑 본부장은 "올해만 버티면 다시 살아나 글로벌을 무대로 활약할 기업이 있는 반면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기업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이를 선별해 신용보증, 정책금융 등을 통해 기업 간 가치사슬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정희 교수는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제 위기 때마다 많은 기업들이 쓸려나갔고 대기업그룹이 해체되기도 했다"며 "위기에서도 살아 남은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이후 크게 재도약했다. 이번 위기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더 큰 성장을 위한 움츠림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금력이 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결국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도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강소 기업들은 어려움이 덜할 거다. 정부도 기술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찾아 재도약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ideae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